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해킹 보험' 가입 무용지물…5년간 보험사 770억원 받고 2억원 내줘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무용지물
5년간 수입보험료 770억원…지급 보험금은 0.26%에 그쳐
"피해자 중심으로 의무보험 개선해야"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지만 의무보험인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기업·공공기관이 770억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냈지만 보험금은 2억원도 채 받지 못했다.


[단독]'해킹 보험' 가입 무용지물…5년간 보험사 770억원 받고 2억원 내줘
AD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받은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가입 현황'을 보면 이 보험에 가입한 기업·공공기관은 2020년 9275곳에서 지난해 7573곳으로 18.4% 감소했다.


보험 가입 건수는 줄었지만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수익은 되레 늘었다. 손해보험사 16곳(삼성·DB·현대·메리츠·KB·한화·흥국·롯데·NH농협·MG·하나·서울보증·AIG·신한EZ·캐롯·라이나)의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 수입보험료는 2020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171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이 기간 손보사들의 누적 수입보험료는 770억원에 달했지만 기업·공공기관에 지급한 보험금은 0.26%인 1억9968만원에 불과했다. 보험금 지급 건수는 10건에 그쳤다.


[단독]'해킹 보험' 가입 무용지물…5년간 보험사 770억원 받고 2억원 내줘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은 기업이 관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경우 소송비·손해배상금·과징금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2019년부터 연 매출 10억원 이상이면서 관리하는 개인정보가 일평균 1만명 이상인 사업자는 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의무화 조치가 되레 보험사에 이익만 안겨준 셈이다.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자체로는 손해배상 책임이 작동하지 않는다. 유출된 정보로 결제가 이뤄지는 등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이 발생해야 한다. 더욱이 피해 사실을 소비자가 직접 소송 등을 통해 법률적으로 인정받아야 보험처리가 된다.


올해 SK텔레콤과 KT, 롯데카드 등에서 발생한 해킹사고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들 기업도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보험을 통한 보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 다수 의견이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로 당장은 피해가 없더라도 해당 정보가 불법 유통돼 추후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소비자가 입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은 이런 구조적 문제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단독]'해킹 보험' 가입 무용지물…5년간 보험사 770억원 받고 2억원 내줘

이런 와중에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에 의무가입한 기업·공공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을 신고한 건수는 2021년 163건에서 지난해 307건으로 88.3% 증가했다. 이 기간 기업 신고는 141건에서 203건으로 44% 늘었고 공공기관은 22건에서 104건으로 373%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기업에서 169건, 공공기관에서 82건 개인정보 유출 신고가 이뤄졌다.


상황이 이런데 개보위는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의 활용성을 높이는 게 아닌 오히려 후퇴시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개보위가 지난 3월 발표한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 시행령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에서는 보험 의무가입 기준을 '매출액 1500억원, 정보주체 100만명'으로 대폭 높였다. 이 기준대로라면 의무가입 기업은 대기업 200여곳으로 줄어든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중소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을 '피해자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자동차 보험의 경우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보험처리가 원활하다"며 "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도 정부나 기관이 책임소재를 인정하거나 표준약관을 만드는 방식으로 보험처리가 이뤄지도록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D

김 의원은 "5년간 수입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이 0.26%에 불과하다는 건 현행 의무보험이 '국민 피해 구제'라는 본래의 취지를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의무보험이 본래의 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 내실을 다지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