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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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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배달 플랫폼 시장은 폭풍 성장했다.

시장 확대와 가격 상승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이익은 소비자와 점주가 아닌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로 집중됐다.

배달플랫폼은 수수료·광고 체계를 손보며 영업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렸고, 본사는 '원가 상승'을 명분으로 납품 단가를 올려 마진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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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플랫폼과 치킨산업 성장
외형은 성장, 이익은 배달 플랫폼·프랜차이즈 본사로

편집자주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배달 플랫폼 시장은 폭풍 성장했다. 하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치킨은 비명횡사 중이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올수록 배달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탓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가격을 올려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가격 인상은 배달수수료 증가로 이어졌고, 소비자 물가 상승과 수요 위축,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2만5000원짜리 치킨가격은 배달플랫폼에 올라탄 치킨공화국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국민 간식 치킨은 자영업 몰락의 시작이다. 배달플랫폼의 독과점 구조를 이대로 방치하면 자영업자들의 손쉬운 창업 아이템인 프랜차이즈 산업까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치킨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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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 가격은 1만5000원에서 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전국을 뒤흔들며 외식 시장이 얼어붙던 시기, 배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를 발판으로 배달 플랫폼과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함께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과 배달 주문이 일상화되면서 치킨은 '국민 간식'을 넘어 대표 배달 메뉴로 자리 잡았다. 팬데믹이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한 반면 치킨 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간 것은 아니다. 시장 확대와 가격 상승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이익은 소비자와 점주가 아닌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로 집중됐다. 배달플랫폼은 수수료·광고 체계를 손보며 영업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렸고, 본사는 '원가 상승'을 명분으로 납품 단가를 올려 마진을 키웠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배달플랫폼 성장, 양강 구도 형성

22일 금융감독원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수요 폭증은 배달 플랫폼 산업의 고성장으로 이어졌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매출 1조994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이었지만 2년 만에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3년에는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영업이익률 20.5%)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4조3226억원으로 뛰었고, 중개형 상거래 부문만 3조5598억원으로 30.9% 늘었다. 같은 해 배민은 중개수수료를 3%포인트 인상했다. 쿠팡이츠는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배민의 점유율을 앞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배달플랫폼 시장은 배민과 쿠팡이츠의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월간순이용자(MAU)는 2023년 2256만명에서 올해 8월 2306만명으로 늘었다.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438만명에서 1174만명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두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은 90%를 넘는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배달 플랫폼은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장 동력이자 비용 압박 요인이 됐다. 시장을 키운 주역이지만 점주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2019년 5조3000억원이던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팬데믹을 거치며 2023년 8조2000억원으로 54% 커졌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도 2만5687개에서 2만9727개로 15%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배달·테이크아웃을 이용하는 가구 비율은 2021년 36.9%에서 지난해 45.8%로 증가했다. 한 달 평균 9만3000원을 배달·테이크아웃 음식비로 썼다. 배달 메뉴 중 치킨(30.7%)이 이용률 1위였다. 이어 보쌈·족발(19.7%), 피자·파스타(14.6%), 중화요리(13.3%) 순이었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장 확대 이면에서 점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에 공개된 정보공개서를 보면 bhc의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은 2021년 3186만원에서 지난해 2680만원으로 15.9% 줄었다. 이 기간 교촌치킨 역시 3510만원에서 지난해 3306만원으로 5.8% 감소했다. BBQ도 2023년 3260만원에서 지난해 3241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폐점률도 높아졌다. 치킨 업종 폐점률은 2020년 11.9%에서 2023년 12.1%로 상승했다.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문을 닫은 점포가 28곳으로, 전년(9곳)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점주들은 "선택권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게 노출이나 배달비 책정이 모두 플랫폼 정책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광고비(클릭당 200~600원), 중개수수료(6~9%), 결제수수료(3%), 배달비(건당 3000~4000원) 등을 고려하면 치킨 한 마리당 점주 순이익은 20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달앱이 골목상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프랜차이즈 본사, 납품 단가 올려 이익 확대

또 다른 수혜자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다. bhc·교촌·BBQ 등 3사의 대표 메뉴 가격은 2021년 대비 27~46% 올랐다. bhc의 '후라이드치킨'은 1만5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46.6%, 교촌의 '허니콤보'는 1만8000원에서 배달앱 기준 2만5000원(38.8%)으로 뛰었다. BBQ의 '황금올리브치킨'도 1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27.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약 12%)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치킨 신제품 가격은 대부분 2만5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치킨 평균 가격 1만5000원보다 1만원이나 뛴 것이다.


BBQ(제너시스비비큐)는 매출이 2021년 3662억원에서 지난해 5061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53억원에서 856억원으로 31%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39.5%에서 40.8%로 개선됐다. bhc(다이닝브랜즈그룹)는 매출이 4770억원에서 5127억원으로 증가했고,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의 매출총이익률은 21.8%에서 30.2%로 상승했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본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BBQ는 2022년 닭 신선육과 올리브오일 등 39개 품목의 납품가를 인상했다. 닭고기는 마리당 5500원에서 6000원으로 9%, 올리브오일은 15㎏ 한 통 기준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33% 올랐다. bhc도 같은 해 오일 공급가를 8만2500원에서 12만1050원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단순한 원가 인상이라기보다 구조적 마진 확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 납품 오일이 전체 마진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매장 한 곳이 한 달 30~40통을 쓰는데 한 통당 4만원이 올라 월 120만원, 연 1400만원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납품 단가 인상이 본사의 수익 확대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치킨업종의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은 3500만원으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높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의 실제 원가와 납품가의 차액, 즉 납품 마진을 뜻한다. 가맹점 평균 매출 대비 비중도 8.6%에 달한다. 소비자가 낸 2만원 중 상당 부분이 본사로 흘러간다는 얘기다.

배달의 지옥에 빠진 치느님…4년새 '1만원' 가격 인상[치킨공화국의 몰락]③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임영균 광운대 명예교수는 "배달 플랫폼 확산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가맹본부가 점주와 플랫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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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에서 본사는 여전히 관망자에 가깝다. 일부 브랜드가 '이중가격제'(매장과 배달앱 가격을 달리 책정)를 도입했지만, 소비자 반발과 플랫폼 눈치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임 교수는 "본사가 점주의 생존을 지켜내지 못하면 프랜차이즈 체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이제는 시스템 차원에서 협상자·조정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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