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소자본 창업의 덫]⑤땅 짚고 헤엄치는 본사, 가맹점 열기만 하면 이익 두둑

시계아이콘02분 4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가맹비만 받아도 이득
포화상태에도 '점주 모시기'
로열티·광고 분담금·수수료 등
점주 부담 명목 다양

편집자주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은 '빚'을 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자영업자들은 가맹점 확대에 혈안이 돼 있는 프랜차이즈들의 '소자본 창업' 미끼에 걸려 대출 강권의 덫에 갇힌다. 대출로 시작한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나도 이익을 손에 쥐기 어렵다. 조금이라도 영업이 부진하면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구조다.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 창업 과정에서 어떻게 '소자본 창업'의 미끼를 물게 되는지, 무리한 대출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들여다봤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어떻게 이익을 얻을까. 가맹비는 본사 수익의 시작점이다. 새 가맹점주는 계약을 체결할 때 본사에 가맹비를 내는데, 보통 300만~500만원 선에서 시작하고,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는 1000만원 이상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18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 참가하는 업체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IFS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1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2022년 참여 업체는 250여곳으로 늘었고, 2023년 230여개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4년과 올해는 연속으로 350여개 업체가 참가해 그 수가 대폭 늘었다.


온라인에서 본사가 자체적으로 창업설명회 신청을 받고 예비 가맹점주 모시기에 나서는 일도 흔하다. 이달에도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오는 16일과 30일 두 번 서울에서 창업설명회를 연다. 또 다른 포장마차 프랜차이즈 본사도 10월에만 광주와 부산, 대구에서 4번 창업설명회를 예고했다. 20일 서울 설명회 개최를 예고한 샐러드 프랜차이즈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포화상태와 불경기를 고려해도 프랜차이즈 창업의 인기가 높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자본 창업의 덫]⑤땅 짚고 헤엄치는 본사, 가맹점 열기만 하면 이익 두둑
AD

가맹 계약이 성립하면 본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연 1회나 월 1회 등 정기적으로 브랜드 사용에 대한 돈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1년에 한 번 수백만 원을 납부하거나, 매월 가맹점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내도록 정한 곳도 있다. 업계에서는 상담회나 박람회에서 새 가맹점주 한 명만 모집해도 가맹비로 이득을 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 박람회 등에서 상담용 부스를 대여하는 비용은 통상 300만원 정도"라며 "부스에서 계약까지 성공하면, 가맹점 1개당 확보할 수 있는 가맹비만 수백만 원이라 본사는 어떻게든 남는 장사"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가맹점에 대한 교육비, 원자재나 부자재 물류비에 붙이는 납품 마진(차액가맹금), 광고 분담금, 수수료 등이 본사가 추가로 걷어갈 수 있는 수익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를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 비용이라고 설명한다. 어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가더라도 동일한 분위기와 맛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서비스, 식자재 등을 통일하기 위해 본사 차원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투명한 수익구조 속에서 가맹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본사의 수익 확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본사의 '갑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메가MGC커피의 가맹본부 앤하우스는 제빙기·커피 그라인더를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본사로부터만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등으로 공정위 시정명령과 함께 22억9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과정에서 앤하우스는 최대 60% 달하는 마진을 붙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에는 프랜차이즈 족발야시장을 운영 중인 올에프엔비가 점주들을 상대로 점주들을 상대로 포장용기류 제품을 본인이 지정한 업체에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9400만원을 부과받았다. 가맹계약서에는 지정 업체가 아닌 곳에서 별도로 점주가 물품을 구매해 사용할 경우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피자헛 판결을 기점으로 프랜차이즈업계 내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상품, 원부재료 등에 추가로 얹는 마진인데, 산출방식이 불투명하고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2016~2022년 피자헛 본사가 걷어간 차액가맹금 210억원이 부당이득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업계 관행'이라는 반론을 원천 차단하고 본사가 차액가맹금을 가맹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거나, 개별 점주와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를 받아 갈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소송은 내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차액가맹금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비용도 '깜깜이'로 책정되는 대표적인 항목이다. 인테리어 비용은 창업 시 통상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불구, 인테리어 업체도 점주가 알아보고 고르지 못하고 본사에서 지정한 곳에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재 원가가 얼마인지 본사에서 마진을 얼마나 남기고 있는지는 가맹점주가 가맹계약서를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지정한 업체가 아닌 곳에서 한다고 해도, 오픈 전 본사 사람이 점검 과정에서 이리저리 트집을 잡아 시공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소자본 창업의 덫]⑤땅 짚고 헤엄치는 본사, 가맹점 열기만 하면 이익 두둑

이같은 구조 속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 매출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과 전자공시 시스템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2~2024년 프랜차이즈 115곳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3억2723만원에서 3억248만원으로 7.6% 감소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본사의 총매출액은 같은 기간 43조1565억원에서 47조7963억원으로 10.8% 뛰었다.


전문가들은 제재 강화와 더불어 창업 희망자의 꼼꼼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승욱 창업 멘토링 플랫폼 창톡 대표는 "본사가 불공정 행위를 할 때 가맹사업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모르고 할 리가 없고, 과징금보다 가맹점주들에게 받아내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이뤄지는 일"이라며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는 등 법 위반에 따른 불이익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AD

그러면서 "창업 단계에서 점주들이 수십페이지의 계약서와 정보공개서를 일일이 체크하기 어려워도 독소조항은 반드시 사전 확인을 꼼꼼히 해야 한다"며 "어려울 경우 가맹거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자본 창업의 덫]⑤땅 짚고 헤엄치는 본사, 가맹점 열기만 하면 이익 두둑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