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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약속 뒤집은 보령시'… 기업 울린 행정, 신뢰는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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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지원 확약하고 뒤늦게 번복… 법정에 선 보령시, 승소해도 손해·패소해도 손해

[취재석] '약속 뒤집은 보령시'… 기업 울린 행정, 신뢰는 무너졌다 보령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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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유치하겠다며 내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지자체, 그리고 그로 인해 행정 신뢰가 땅에 떨어진 도시가 있다. 충남 보령시의 이야기다.


웅천일반산업단지 분양 과정에서 기업에 제시했던 '보조금 지원 약속'이 뒤집히면서, 보령시는 지금 법정에 서 있다.


서울 소재 건어물을 제조·가공해 수출하는 A 기업은 지난 2021년 "토지매입비의 30%, 설비투자비의 14%를 지원하겠다"는 보령시의 확약을 믿고 9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준공 후 시는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바꾸며 보조금 지급을 거부했다.


녹취록 속 보령시 공무원은 "기준이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행정이 스스로 신뢰의 끈을 끊어버린 순간이었다.


결국 기업은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보령시는 승소해도 손해, 패소해도 손해다.


법원에서 이기더라도 '행정 신뢰를 저버린 도시'라는 낙인은 남고, 패소한다면 세금으로 보상해야 할 책임이 뒤따른다.


무너진 행정 신뢰는 이미 수치로 회복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안이 지역 산업단지 분양과 기업 유치 전반에 미칠 파장이다.


지자체의 약속을 믿고 투자하는 기업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기업 유치는 단순한 인센티브가 아니라, 행정의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본으로 작동한다.


그 신뢰를 한 번 잃으면, 지역 경제는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말라간다.


보령시는 "당시 지원 기준이 변경됐다"고 해명하지만, 사전 공지나 협의 없이 기업이 이미 공장을 완공한 뒤 약속을 바꾼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자체가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떠나고 남는 것은 '행정 리스크 지역'이라는 오명뿐이다.


보령시는 이제라도 행정 판단의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당 기업의 손실 보전 및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지만, 회복에는 수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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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은 '법적 변명'이 아니라 '행정의 신뢰 회복'이다.




충청취재본부 이병렬 기자 lby44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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