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 책 어때]'마이웨이' 트럼프...'독재' 그늘 드리운 美

시계아이콘02분 0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김봉중 '위험한 미국사'
글로벌 혼란의 핵심축 트럼프
기존 정치·엘리트에 불신·불만
양극화 부추겨 지지자 결집

'경찰국가' 표방, 세계 질서 구축해 온 미국
트럼프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 강화
기존 질서, 동맹 와해 '마이웨이'
미국 내에서도 위험 목소리 제기
삼권분리 견제 장치 가동하지만,
실력행사 시도 계속

미국 건국 당시 주(州)는 하나의 국가나 다름없었다. 13개 국가(영국의 13개 식민지)를 하나의 연방으로 통합하는 과정은 지난했고, 분열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연방 정부는 통합 국가의 권한을 추구했지만, 뉴욕과 버지니아 같은 주들은 자치권을 강력히 주장하며 맞섰다. 그런 과정에서 '건국의 아버지들'이라 불리는 이들의 노력으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미국 헌법 기본 원칙이 수립됐다. 입법·사법·행정 권한이 분리돼 정부 권력이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했고, 주 정부와 연방 정부 사이의 권한 배분도 균형안을 마련했다. 그렇게 미국은 민주주의의 본령 국가로 일어서, 글로벌 리더 국가로 기능해왔다.

[이 책 어때]'마이웨이' 트럼프...'독재' 그늘 드리운 美
AD

그런 미국이 극심한 글로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혼란의 중심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세워 기존의 국제 질서를 뒤엎었다. '경찰국가'의 역할을 벗어던지고, 미국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내세웠다. 동맹국에 대한 대우도 급변했다. 군사 동맹을 맺은 일본과 한국에 막대한 수준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고, 경제 부문에서도 기존 '동맹국 대우' 관행에서 벗어난 고관세를 강요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기치 아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약화시켰고, 환경보호란 명분보다 경제적 이익이란 실리를 우선하며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 탈퇴를 강행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시립대 종신교수인 김봉중 저자는 "이로써 미국의 국제적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 미국은 동맹과 글로벌 주도권을 크게 잃었다"고 지적한다.


책은 미국의 양극화 역사를 조망하며 시작한다. 노예제도를 사이에 두고 1861년 벌어진 남북전쟁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 민권운동, 반전운동, 여성해방운동 등을 두고서 남북은 대립했고, 현재도 남쪽의 공화당, 북쪽의 민주당 우세 구도는 여전하다. 저자는 트럼프를 양극화 구도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하며, 지지자 결집을 위해 양극화를 의도적으로 심화시킨 문제적 인물로 묘사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회·경제적으로 면모가 다양하지만, 공통되게 기존 정치 체제와 엘리트들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만을 지닌다. 이런 상황은 2008년 금융 위기 회복 과정에서의 양극화에 기인한다. 금융 위기는 정부 개입으로 빠르게 해소됐으나, 그 과정에서 벌어진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켰다. 저자는 이점을 오바마 정부가 금융 위기 극복에 성공하고도 미국 남부 저소득층 백인들의 비판을 받은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런 와중에 기존 정치 문법을 비껴간 트럼프의 등장은 남부 백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엘리트 대 일반 시민' 구도를 내세워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를 비판하는 전략은 백인 노동자와 농민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호소하는 바가 컸다. 트럼프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내 공장이 없는 품목의 수입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저소득층의 일거리 경쟁자인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저자는 이런 트럼프의 전략이 미국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불법 이민자들이 기존 일자리를 뺏고 사회 범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불법 이민자들은 체포되면 추방될 것을 염려하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 태생 시민보다 범죄율이 낮다고 지적한다. 또한 농업과 건설업 등 해외 노동력이 필수적인 업종에서 노동력이 줄면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독선적 행보로 인해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가 될지 모른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선을 긋는다.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때문에 견제가 가능하다는 것.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언론의 계속된 문제 제기로 닉슨 대통령이 권력 남용을 시인하며 사임한 일을 사례로 제시한다.


[이 책 어때]'마이웨이' 트럼프...'독재' 그늘 드리운 美

아울러 의회와 행정부, 사법부가 서로를 견제하는 삼권분립과 더불어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 미국 특유의 관료 문화도 트럼프의 독재를 가로막는다고 설명했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위기 속에서 행정부 권한이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루스벨트 대통령 시기에 사법부와 입법부의 견제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지켜졌던 사례를 소개한다. 또한 일명 '휘슬 블로어'라고 불리는 내부고발 풍토도 미국 내에서 독재의 탄생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한다.


다만 최근 반(反) 트럼프 논조의 언론사를 향해 천문학적 소송을 남발하고, 야당 우세 지역에 질서유지 명목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등의 행태에는 '견제와 균형' 원칙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AD

위험한 미국사 | 김봉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68쪽 | 1만8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