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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2025]K헤리티지, 문화적 근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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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역사·전통 탐구로 확산한 한류
박물관·고궁 주요 소비층 된 MZ
전통 기반 공연·무속 코드도 호응

[최지혜의 트렌드2025]K헤리티지, 문화적 근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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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43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관람객이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던 2023년(418만285명) 기록도 넘어섰다. 현재 추세라면 1945년 박물관(당시 국립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500만명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K헤리티지(K-Heritage)'의 재발견과 전 세계적인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K팝,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 즉 K헤리티지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지고 있다. K헤리티지는 더 박물관의 유리 상자 안에 갇힌 과거의 유물이 아니며,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힙(Hip)'한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첫 번째 현상은 박물관의 인기다. 앞서 언급한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표적인 사례다. 주말이면 국내외 할 것 없이 관람객들의 오픈런한 줄이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브랜드 '뮷즈'의 매출로도 이어진다. 2024년 매출은 약 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뮷즈의 구입 연령대이다.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30대 36.6%, 20대 17.4%를 차지하여 2030세대가 주요 소비자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6월 개봉해 넷플릭스 누적 시청자수 역대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관련 굿즈가 화제가 되었는데. 케데헌에 나왔던 인기 캐릭터 '더피와 서씨'가 박물관 호작도에 나오는 호랑이 · 까치와 닮았다는 점이 알려지며 2025년 7월 한 달 동안만 3만여 개가 팔려나간 바 있다.


두 번째로 고궁이 새롭게 주목받는다. 수많은 '핫플레이스' 대신, 고궁을 즐기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여름이면 궁궐에서 즐기는 바캉스를 뜻하는 '궁캉스'가 부상하고,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매년 표 구하기 경쟁이 치열하다. 경복궁 생과방은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생과방은 조선시대 임금과 왕비의 후식과 별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본래 비개방 구역이지만 궁중 병과(간식)와 궁중 약차(음료)를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위해 문화재청이 2016년부터 개방하고 있다. 마치 궁궐 안에서 카페를 즐기는 듯한 이색 경험이 SNS를 통해 소문나면서 온라인 예매가 단 1분 만에 마감될 정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2024년 경복궁 · 창덕궁 · 창경궁 · 덕수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의 궁능 관람객은 2023년보다 52만명이 증가한 1400만명을 돌파해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세 번째, 문화적 근본이 녹아든 콘텐츠도 뜨고 있다. 서울시무용단은 2025년 8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인 '일무'를 모티브로 삼은 공연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정적인 한국적 춤에 역동성을 더한 이 공연은 2022년 초연한 이후 네번째인데,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대중문화 영역에서도 전통을 테마로 한 콘텐츠가 전에 없는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6월 공개된 '스우파3' 한국팀 '범접'의 메가크루 퍼포먼스는 공개 사흘 만에 1000만뷰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퍼포먼스는 '몽경(夢境): 꿈의 경계에서'라는 주제로, 삶과 죽음의 문지기인 저승사자를 꿈의 경계에서 만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정서와 집단적 무의식을 풀어내었다. 갓을 쓴 댄서, 상모돌리기 동작, 사자놀음 등의 요소를 활용해 한국적인 미(美)를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는 '무속'코드의 부상도 K헤리티지의 연장선에 있다. 전술한 케데헌의 기본 설정은 음악으로 세상을 구하는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는 사실 무당의 후예라는 설정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견우와 선녀' 역시 무당이야기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고 싶은 무당 성아와 죽을 운명을 가진 남고생 견우의 구원 로맨스의 주요 내용으로, 작품 속에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된 염화, 월 50만원짜리 부적 인강을 개설한 꽃도령 등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가는 다양한 무당 캐릭터가 등장했다.


무당연프(연애 프로그램) '신들린연애'는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2025년 새로운 시즌을 선보였다. 운명과 본능적 끌림 사이에서 갈등하는 MZ점술가들의 연애를 담은 신들린연애2 또한 2030 여성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과거 무속이 공포물의 소재에 그쳤다면, 소설 · 드라마 · 예능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면서 대중적 콘텐츠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들은 K헤리티지가 '힙'한 콘텐츠로 진화하며 젊은 세대의 일상적인 소비 영역으로 편입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30세대가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소비하는 것은 전통문화가 가장 강력한 문화적 자긍심이자 미래 소비 트렌드의 핵심 동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K헤리티지의 부상은 K컬처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갖는다.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정신이라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전통 유산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 국가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의 유산이 가장 현대적이고 매혹적인 콘텐츠임을 증명하며, 한국의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 확고히 각인시키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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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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