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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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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화 산업과도 연계
연구 기능 강화로 산학협력
미국·덴마크·프랑스 사례 보니

한국 대학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각 대학의 고유한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는 1위, 연세대와 고려대는 2위권, 그 외 서울의 유수 대학들이 이른바 '좋은 대학'으로 인식된다. 그나마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포항공대)이 고유 강점을 가진 대학으로 자리를 잡았다.


해외 대학을 보면, 대학 전체의 경쟁력이 뛰어난 종합대학과 함께 일부 단과대학만으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대학들이 있다. 또한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학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국내 지방 대학의 경우 대대적인 통폐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폐합 과정에서 어떤 고유한 색깔과 강점을 만들어낼 것인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각 국립대의 자원을 어떻게 통합·배분해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10개 캠퍼스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정책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특히 각 지역의 특성화된 산업을 고려해 대학의 연구 기능이 함께 있어야 긴밀한 산학 협력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에 유리하다.


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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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안한 김종영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30일 "대학 개혁은 한국이 왜 교육 지옥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지만, 지역 혁신과 국토 균형 발전,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책이 될 수 있다"면서 "단순히 종합대학 여러 개를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특성화를 강점으로 비교우위를 가진 대학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1인당 학생 8명' 美 올린공대= 2002년 문을 연 미국 올린대학교는 학부 중심의 4년제 공과대학이다. 전교생은 400여명, 교수진은 50여명으로 교수 1인당 담당하는 학생은 8명 정도다. 20명 미만 수업도 63%에 달한다. 이는 학생 중심의 깊이 있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 전공 분야는 기계공학, 전자·컴퓨터 공학, 일반공학 등으로 나뉘지만 학과 간 구분이 없어 상호 융합 교육이 가능하다.


올린공대는 학생들에게 이론부터 가르치는 기존 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처음부터 실험 위주의 현장 중심 교육을 한다. 프로젝트성 수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학생과 교수가 함께 새로운 커리큘럼의 프로젝트를 짜고 학점 없는 파일럿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개선할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프로젝트 지속 여부, 수정 방향을 고민하고 구체화한다. 학생 평가는 프로젝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토대로 이뤄진다. 평가를 위한 시험은 학기당 1~2과목에서만 치러질 정도로 비중이 작다. 공대에서 배우기 어려운 인문학·자연과학·사회과학·예술 부문은 인근 대학과의 융합 교육으로 진행된다.


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남덴마크대의 통합과 지역연계= 남덴마크대학교는 1998년 오덴세대학교와 남덴마크경영공과대학, 남유틀란드대학센터를 합병해 만들어진 대학이다. 코펜하겐, 에스비에르, 콜딩, 쇠네르보르 등 덴마크 7개 지역에서 캠퍼스가 운영된다.


개별 캠퍼스는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 산업과 함께 발전하는 형태로 연계된다. 오덴세 캠퍼스를 졸업한 학생들은 덴마크 로봇클러스터 오덴세로보틱스에 근무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기공학이 주요 전공인 쇠네르보르 캠퍼스는 에너지기업 댄포스와의 협력이 활발하다. 해상풍력 단지가 있고, 공중보건 관련 기업이 많은 에스비에르 캠퍼스에는 최근 의학 전공이 개설됐다.


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디테 바이써 주한덴마크대사관 이노베이션센터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디테 바이서 주한덴마크대사관 이노베이션센터장은 "남덴마크대는 지역 산업과 협력하며 전문 분야를 운영한다"면서 "지역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지역을 더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캠퍼스가 있다는 것은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장소임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여성들은 대도시로 많이 이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덴마크 사례처럼 지역 도시에 대학이 있으면 그만큼 여성 인구를 유지하는 데도 좋다"고 말했다. 덴마크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이주율이 남성보다 높은데 이는 학업·직업과 관련이 있었다.


◆대학과 그랑제콜 대대적 통합= 프랑스는 2018년부터 '실험적 공립기관(EPE) 제도'의 일환으로 대학과 그랑제콜 간 통합을 시도 중이다. 세바스티앵 코디나 주한프랑스대사관 과학·대학협력 담당관은 "이 제도의 목표는 지역 모델의 일률화를 추구하지 않으면서 (대학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연구 역량을 강화해 학생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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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세바스찬 코디나 주한프랑스대사관 과학·대학협력 담당관. 주한프랑스대사관

韓 대학 갈피 못 잡는 사이에…고유 강점 살리는 해외 대학들[대학 대전환]⑫

EPE의 목적은 기관 간 시너지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다. EPE로 전환한 렌느대학은 공중보건과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및 화학공학 부문에서 대학과 그랑제콜이 협력하기 위해 통합했다. 파리 샤클레대학은 약학과 첨단 기술을 이끄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여러 대학과 그랑제콜이 뭉쳤다. 코디나 담당관은 "여러 해에 걸친 재정 지원을 통해 이러한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2021년에 출범한 '프랑스2030'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화와 국제화, 교육적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프랑스2030은 프랑스의 국가 투자계획으로 3차에 걸쳐 총 8억유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랑스는 고등 기술자를 양성하는 실무 중심의 '국립직업학사' 학위도 신설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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