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만달러 간접강제금 부과 두고 공방
신창재 회장 버티기 전략 핵심…지주사 전환 변수
"국제중재 무용론 번지면 시장 전체 악영향"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간의 풋옵션 분쟁이 장기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풋옵션 가격을 산정할 때까지 매일 20만달러 상당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라"는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결정을 국내 법원이 수용할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간접강제금이 없다면 신 회장 측은 부담 없이 시간을 끌 수 있어 IMM PE로서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33민사부는 오는 18일 IMM PE 측이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첫 신문기일은 사건 경과를 확인하고 향후 심리 일정을 정하는 절차였던 만큼 본격적인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IMM PE는 서울중앙지법 1심 판결의 일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1심은 ICC 중재 판정 중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감정인을 선임하고 풋옵션 가치를 산정하라'는 부분은 받아들였으나, 하루 20만달러의 간접강제금 부과는 국내 법원이 직접 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해 지난 4월 서울고법에 항고했다. IMM PE는 이 판단이 기존 대법원 판례에도 반할뿐더러 ICC의 국제중재 불이행으로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해외 불신을 키워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 측은 하루 20만달러 간접강제금 부과가 없으면 비용 부담 없이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지 않고 시간을 끌 여지가 크다. 최대한 버티면서 다른 사모펀드처럼 IMM PE가 지쳐 떨어지길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올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주당 23만4000원 수준에 교보생명과 합의하고 투자금을 회수했다. 초기 투자 가격 주당 24만5000원, 투자 기간 13년을 감안하면 그간 받은 배당액을 더해도 연평균 수익률은 1.5% 남짓이었다. 사실상 '손절'로 평가된다.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지루한 공방은 불가피해졌다. 당장 이번 2심 결과가 일러도 연말 전에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IMM PE 측은 2심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대법원까지 끌고 갈 의사도 있다. 이 경우 최종 결정은 내년 중순 이후로 밀려날 전망이다. IMM PE는 우선 배당금 등으로 인수금융 이자를 충당하면 장기전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으로부터 투자받은 만큼 쉽사리 물러날 수도 없다. 위탁운용사(GP)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추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워낙 사모펀드들과의 분쟁에서 잡음이 많았던 만큼 신 회장이 어떤 수를 들고나올지 모르겠지만 IMM PE 공격을 위해 배당을 없애거나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개정된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에도 위반될 수 있고, 배임 소지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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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이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지주사 전환 전에 지배구조 관련 문제에서 주주 간 갈등 등 모든 잡음을 걷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측도 지주사 전환 전에 재무적투자자(FI)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인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열한 대립 속에서도 극적 합의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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