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는 한국보다 자유롭게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끝낸다."
2년 전 덴마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넥스트제너레이션'에 참여했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사이트의 임강후 대표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덴마크의 스타트업 창업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덴마크에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실패를 경험했지만, 또 다시 업종을 바꿔 새로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대표들이 많다는 것이다.
덴마크 산업통상부가 발간한 '덴마크 스타트업 생태계 분석' 최신판에 따르면 덴마크 스타트업의 5년 후 생존율은 36%로 다른 북유럽 국가 스웨덴(63%)·핀란드(48%)·노르웨이(37%) 등에 비해 낮다. 이는 덴마크가 스웨덴·노르웨이 보다 창업률이 훨씬 더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덴마크의 창업률은 10% 이상으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도 높다.
덴마크는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코펜하겐에서는 매년 스타트업 축제 '테크 바베큐'를 연다. 지난해 2000개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는 8000여명에 달했다. 투자자도 1200여명이 참석해 스타트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덴마크 산업통상부는 "덴마크 스타트업은 생존율이 낮아 보이지만 창업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잠재력 있는 기업가들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사업성이 낮은 스타트업이 폐업하면 자원은 더 유망한 프로젝트로 흘러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내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즉 딥테크 스타트업의 생존율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 미켈 소렌센 덴마크공과대학교 스카이랩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덴마크공과대학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은 약 61%"라며 "특히, 지적재산권(IP) 기반 스타트업은 생존율이 92%에 달한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낮은 스타트업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덴마크공과대학교는 2018년 넥스트제너레이션 프로그램을 개설해 스타트업 대표들이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마리 폴만-라르슨 넥스트제너레이션 담당자는 "스타트업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300명 이상의 멘토들과 스케일업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넥스트제너레이션 참석했던 정승환 새팜 대표는 "창업 1~2년 된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야기해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계속 교류하게 된다"면서 "인도 하천 수질 관리 스타트업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타트업과도 에이전시 설립 관련해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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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치권은 스타트업이 적자가 나더라도 경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덴마크 의회는 스타트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이른바 '기업가 패키지' 합의서를 지난해 통과시켰다. 특정 회계연도에 순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과세소득에서 추후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이월결손금' 공제액을 두 배로 인상했다. 기업의 비상장 포트폴리오 주식에 대한 배당세도 폐지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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