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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원전 '출력제한' 5년새 12.5배…이례적 상황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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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가 주 원인
한수원, 2032년 실제 적용 목표
출력 50% 조절 기술 개발
경제성·장비피로·보상체계 등
풀어야할 과제 여전히 존제

[Why&Next]원전 '출력제한' 5년새 12.5배…이례적 상황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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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그동안 '경직성 전원'으로 기저 부하(일정하게 유지되는 최소한의 전력 수요)를 담당하던 원자력발전소의 출력 감발(제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출력 제한이 잦아질 것에 대비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의 출력을 순간적으로 50%까지 낮출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원전의 최대 장점인 경제성이 악화해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력거래소 및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의 출력 제한 건수는 2020년 2회에 불과했으나 2021년 3회, 2022년 4회, 2023년 7회, 2024년 7회에서 올해 1~6월까지는 25회까지 증가했다. 5년 새 12.5배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그 증가 폭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수요가 감소하는 가을철을 앞두고 다시 원전 출력 제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시간 새 원전 9호기 출력 감소 사태

출력 제한에 동원된 원전의 수를 기준으로 하면 증가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전력거래소는 올해 상반기에만 누적 115호기의 원전을 대상으로 출력을 줄이라는 급전 지시를 내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10호기)와 비교해 11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동일한 시간대에 여러 대의 원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출력 제한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3시간 동안 한빛 원전 1·4·6호기, 신고리 2호기, 고리 4회, 새울 2호기, 신월성2호기, 한울 2·3호기 등 9호기의 원전이 출력 제어에 들어갔다.


출력 제한을 통해 감소한 원전의 전기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에만 1만8434메가와트(㎿)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출력 제어 발전량 3203㎿보다 약 6배 늘어난 수치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만 해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자력 발전소 출력 감발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그 필요성을 검토하는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출력 제어는 전력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경우 인위적으로 출력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 전력거래소가 발전사업자에게 출력을 내릴 것을 급전 지시한다. 출력 제한 조치는 주로 봄, 가을의 주말에 이루어진다.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어나는 데 비해 전력 수요는 연중 최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로 화력발전에서 출력을 제한했으나 재생에너지 공급이 늘면서 원전까지 확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력 제한을 실시한 원전의 절반(51.3%)은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원전이었다. 태양광 발전이 많은 호남 지역에서 원전 출력 제한이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 3월 29일에는 한빛1·4·6호기가 27시간 동안 출력을 줄이기도 했다.

한수원, 50%까지 출력 조절 기술 개발

문제는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급증하면서 원전 출력 제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원전은 기본적으로 출력 조절이 쉽지 않은 '경직성 ' 발전원이라는 데 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의 원전 정책 방향과 쟁점 토론회'에서 "주변 5개국과 송전선이 연계된 프랑스조차 너무 높은 원전 비중과 재생에너지 급성장에 의해 올해 상반기 원전은 발전량의 9.1%, 태양광은 발전량의 7.2%를 출력 제한으로 낭비했다"며 "고립 전력 계통인 국내에서 경직성 전원인 원전의 신규 건설은 막대한 공공재원 낭비와 태양광 투자 위축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원전도 유연하게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전의 출력 제어는 1차 계통인 원자로에서 제어봉 삽입·붕산수 주입·냉각수 온도 조절을 실시하거나 2차 계통에서 증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는 현재 80%까지만 출력을 줄이고 있으나 독일, 유럽 등 유럽에서는 20%까지 출력을 조절하고 있다. 전체 발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프랑스는 1970년대부터 탄력 운전 기술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365일 24시간 부하 추종(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기의 출력량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수원은 '재생에너지와의 공존'을 위해 탄력 운전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7월 말 '원전 탄력 운전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도로 2028년까지 진행된다. 한수원은 단기에는 1년에 100일 내외로 70%까지 출력을 감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50%까지 출력을 감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실제 원전에 적용되는 시점은 2032년 10월 신한울 2호기부터로 예상한다.

안전 규제·경제성 문제 풀어야

원전 출력 조절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원전 업계에서는 출력 조절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주요 장비의 피로도가 상승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는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은 매우 가혹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출력 제어 범위를 확대한다고 해도 고장의 우려는 크지 않다"며 "점진적으로 경험을 쌓는다면 출력 감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전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와 가동률 저하에 따른 경제성 악화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원전 출력 감발이 빈번해지면 가장 값싼 전원으로서 원전의 장점이 퇴색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킬로와트시(KWh)당 원자력발전의 정산 단가는 83원이었으며 신재생에너지는 133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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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제어봉 삽입 누적 시간 제한 조치를 풀어야 한다"며 "출력 조정에 따른 보상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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