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30억 현금·명품 압수
국제 공조로 베트남 밀수책 적색수배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전국 단위 마약 유통망을 구축한 대규모 조직이 경찰에 의해 무너졌다.
단순 범행을 넘어 마치 기업처럼 역할을 분담하고 24시간 운영된 이 조직은, 디지털 시대 마약범죄의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 '사업체형' 범죄조직,
연중무휴 온라인 영업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텔레그램 채널 3곳을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한 총책 6명을 포함한 5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범죄집단조직죄(형법 제114조)를 적용해 조직적 범행 실체를 드러냈다.
총책들은 오피스텔을 거점으로 2교대 근무체제를 갖추고 ▲사무실 운영 ▲마약 매수·판매 ▲운반책 관리 ▲결제 대행 통제 ▲구매자 관리까지 치밀하게 역할을 나눴다.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키보드만 두드리며 영업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은 철저히 비대면·가상자산 중심의 방식을 고수했다.
◆ 전국 2000곳 '던지기' 은닉 … 60억 수익 추정
조직은 고수익을 미끼로 모집한 운반책을 철저히 교육해 전국 2,000여 곳에 마약을 숨기게 했다. 구매자가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불하면 은닉 좌표를 알려주는 '던지기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은닉지를 압수 수색을 해 ▲필로폰 5㎏ ▲케타민 6.9㎏ ▲합성 대마 13.5㎏ ▲엑스터시 1653정 등 총 26.6㎏의 마약을 회수했다.
아울러 현금 20억원, 10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11점도 확보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을 최소 60억원으로 추산하며 자금세탁 정황까지 추적 중이다.
◆ 국제 공조로 해외 밀수책 적색수배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텔레그램 운반책 검거에서 시작됐다. 상선을 추적한 끝에 베트남 국적 유통책을 특정했고,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현지 밀수책까지 추적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국제적 마약 카르텔의 국내 거점망을 무너뜨린 사례"라고 평가했다.
◆ 경찰 "온라인 마약 시장 뿌리 뽑겠다"
대구경찰청은 판매채널 홍보에 관여한 인터넷 업자,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업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구매자 명단까지 확보해 추가 수사에 돌입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 마약 수사 전담팀(2025년 3월 출범)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추적과 국제 공조를 강화해 신종 마약범죄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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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 검거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종 마약범죄의 구조와 수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확보한 '구매자 리스트'와 국제 공조 수사망은 앞으로 온라인 마약 시장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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