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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 수 없었나요?" 케데헌 앞에서 드러난 K-OTT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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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홀대하며 단기 성과만 추구
웹툰 IP 재활용하며 기존 히트작 기생 형국
단기 안정만 추구한 OTT·정부 돌아봐야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끝난 글로벌 스트리밍 페스티벌.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김정한 CJ ENM 부사장, 최주희 티빙 대표 등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고 아쉬움만 늘어놓았다. "우리가 만들 수 없었나요?" "우리 플랫폼에 태워져서 글로벌에 알려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만들 수 없었나요?" 케데헌 앞에서 드러난 K-OTT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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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뒤에 숨겨진 현실은 냉혹하다. 넷플릭스가 2023년부터 4년간 한국에서 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동안, 국내 OTT들은 생존을 위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몇 년째 적자에 허덕이며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가 더 변화하는 모양새다. 광고 기반 요금제를 도입하고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는 등 수익 구조를 조정하는 한편 참신한 이야기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창작자들이 토종 OTT가 아닌 넷플릭스를 먼저 찾는 이유다.


한국 콘텐츠 산업은 오랜 기간 창작자를 홀대해왔다. 권리 보호 요구는 반복적으로 무시됐고, 표절과 불공정 계약은 만연했다. 모든 시스템이 감독과 배우 중심으로 돌아가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각본 시장이 쇠퇴했다. 웹툰과 웹소설 IP를 재활용하며 기존 히트작에 기생하는 형국이다. 모험적 선택은 꿈도 꿀 수 없다.


북미에선 제작된 케데헌도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소니가 "흥행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거부했다. 넷플릭스가 과감히 선택하면서 작품은 전 세계 팬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창작자의 비전과 플랫폼의 과감한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자본이 의사결정까지 간섭하면 절대로 나올 수 없다. 수백 번의 실패 끝에 하나가 나오더라도, 그 성공이 모든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걸 아는 영리한 자본이 창작자에게 위임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단기 안전만 추구하며 기회를 놓친 국내 OTT들과 창작자와 플랫폼을 연결하는 지원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돌이켜봐야 할 지점이다.


"우리가 만들 수 없었나요?" 케데헌 앞에서 드러난 K-OTT 한계 영화 '킹 오브 킹스' 스틸 컷

불안정한 여건 속에서도 장성호 감독의 '킹 오브 킹스'는 북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10년간 꿋꿋이 프로젝트를 지켜낸 결과다. 제작 과정 내내 투자 유치는 어려웠고, 주변에서는 "허무맹랑한 망상"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장 감독은 북미에서 수익이 높지 않더라도 부가 판권과 후속 사업으로 손익을 맞출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런 사례가 나와도 정부와 국내 OTT는 여전히 단기 성과와 안정적 수익에만 집착한다.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설계할 능력과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현실적 제약을 인정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다. '드라마 제작비 지원 펀드' 신설, '각본 저작권 보호 강화법' 제정, '최소 3년 장기 계약 의무화'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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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가 케데헌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무능이 아니라, 창작자를 지탱할 장기적 구조와 안목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기 위안이 아니라, 창작자의 도전을 존중하고 보호할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단순히 해외 성공작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한국 자체에서 글로벌 성공작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부터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스스로 다음 케데헌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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