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POL 홍보 서포터즈 1기' 출범
경찰 홍보의 패러다임 전환
대구 경찰이 시민을 주체로 내세운 치안 홍보 실험에 나섰다. 경찰이 정책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일방식 전달'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치안 콘텐츠를 제작·확산하는 참여형 모델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이다.
대구경찰청은 27일 본청 무학 마루에서 '대구 POL 홍보 서포터즈 1기 발대식'을 열고, 최종 선발된 시민 50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들은 교통·생활·서민경제 등 3대 기초질서 확립, 그리고 다중피해 사기 예방을 핵심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며, 경찰과 시민을 잇는 소통의 가교 구실을 맡는다.
◆ '공급자 홍보'에서 '시민 주도 홍보'로
그간 경찰 홍보는 기관의 성과를 알리는 보도자료 중심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서포터즈는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위험을 현장 언어로 콘텐츠화한다는 점에서 기존 홍보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예컨대 짧은 영상 한 편이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를 호소하는 캠페인이 되고, 대학생 서포터즈의 SNS 글이 "신종 사기 수법 경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시민 스스로가 치안 정책을 '공유재'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 10대부터 60대까지…세대·직업 아우른 참여
이번 모집에는 총 89명이 지원했으며, 인플루언서·시민기자·교사·학생 등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 중 50명이 최종 선발됐다.
특히 3만7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대구시장상 수상 경력이 있는 시민기자,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고등학생까지 포함돼 눈길을 끈다. 경찰의 정책 홍보가 더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세대 간 공감과 확산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대구 모델, 전국 확산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가 단순 지역 홍보를 넘어 전국적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대구가 선도적으로 실험한 시민 서포터즈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전국 경찰 조직이 '시민 참여형 홍보'라는 새로운 표준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승협 대구경찰청장은 "시민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구조를 통해 경찰은 더 가까워지고, 치안 행정은 더 투명해질 것"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홍보를 넘어 수요자인 시민이 정책의 주체로 나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구 POL 홍보 서포터즈'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경찰조직이 스스로 소통방식의 혁신을 택한 실험적 프로젝트다. 한국 사회에서 치안 행정은 권위적 이미지가 강했으나, 시민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의견을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시민 경찰 시대'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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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홍보를 넘어선 '참여 민주주의적 치안 모델'로서, 향후 지역사회 신뢰 구축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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