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타당성 조사 마무리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변수
영동대로 연계 사업 후 철거
서울시, 시내 고가 줄줄이 철거 중
영동대교와 성수사거리를 잇는 영동대교 북단 고가차도 철거가 또다시 미뤄졌다. 10여년 전부터 추진한 철거 계획인데, 아직은 활용 경제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영향권에 있는 점도 변수가 됐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영동대교 북단 고가차도 철거 타당성 조사'를 최근 마무리 짓고 2029년 이후 철거를 시작하는 사업 계획을 잠정 확정했다.
1996년 8월 준공된 영동대교 북단 고가차도는 동2로를 따라 뚝섬길을 가로질러 영동대교 북단과 연결되는 왕복 2차선, 길이 480m 규모의 고가차도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차량 분산에 도움을 줬지만 시내 교통량이 증가하고 성수동 일대가 대규모 주거지와 상업지로 조성되는 등 유동 인구가 크게 늘어나며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고가차도 주변부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민들은 물론 일대 상인들도 경관 정비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철거를 지속 요구했다.
철거 논의는 반복됐다. 서울시는 2014년 영동대교 북단 고가차도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확인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철거 후 주변 아파트단지 재건축 시 연계할 차로를 우선 확보'라는 조건이 붙었는데 일대 주거지 정비사업이 늘어지며 철거 역시 미뤄져 왔다.
이후 시내 곳곳에서 고가차도가 줄줄이 철거되며 영동대로 북단 고가차도 역시 다시 철거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는 2016년 시내 고가차도 8곳을 철거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는데, 영동대로 북단 고가차도는 '공사 후 체증 감소와 경관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우선 철거 대상지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철거 타당성 조사에서 또다시 철거 계획이 미뤄졌다. 철거에 따른 주변 도로와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는데, 교차로 교통운영체계 변경 등을 감안하면 보수·유지가 경제적, 정책적 측면에서 더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큰 변수가 됐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기존 동부간선도로의 장·단거리 교통을 분리하기 위해 월릉교~대치동(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 구간에 대심도 4차로 지하도로(터널)를 설치하고 기존 동부간선도로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영동대로에 삼성IC, 도산대로에 청담IC를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 북단 고가차도 철거까지 동시에 진행할 경우 교통 혼잡이 더 가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철거 시기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중 영동대로 연계 구간 공사가 끝나는 2029년 말로 예정됐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도시 미관이나 주변 상권과의 영향, 교통 흐름 등을 감안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철거 작업이 바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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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는 시내 고가차도 철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68년 처음 개통한 아현고가 등 서울시내에 101개 고가차도가 있었지만 2002년 떡진고가도로 철거를 시작으로 최근엔 중구 순화동과 중림동을 잇는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까지 시작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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