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장의 맥]진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투자자 관점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시장의 맥]진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투자자 관점
AD

코스피 5000, 배당금으로 생활,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아웃. 국민성장펀드 조성. 야심 차게 시작한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청사진이다. '코리아프리미엄 실현으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은 국정기획위원회 12대 중점 전략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실체화하기 위한 세부 추진계획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자본시장을 경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정향성은 환영할 만하다. 추진 어젠다들은 실용과 공정을 중시하는 신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부합하는 듯하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논의는 거대 담론이다. 기업의 지배 구조 선진화 및 수익성, 성장성 개선, 거래소 및 장외시장의 구조 개편, 성장 기업에 대한 장기자본 공급 강화, 디지털 자산의 방향성 설정, 합리적 세제 및 규제 마련 등. 이미 정답은 공개되었는지 모른다. 다만 정답에 이르는 과정이 지난할 뿐이다. 이 중 가장 기본은 투자자의 신뢰 제고이다. 공정에 대한 믿음. 수익률 향상에 대한 확신이 전제된다면 장기자본 유입을 통한 지속적 성장은 가능할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공정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 비율이 거래대금 기준 주요국보다 두 배 이상인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개인투자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금액이나 과거 공매도 금지 시행이 한 예이다. 논리적 정합성, 실증분석 결과, 옳고 그름에 앞선 것이 개인투자자의 여론이다. 공정과 평등, 정의 사이에서 개인투자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일은 어려운 과업이다.


그럼에도 선량한 시장참여자라면 이견이 없을 신뢰제고 방안은 많다. 우선 불공정거래의 축출이다. 내부거래,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은 투자의지를 절멸시키는 악의 축이다. 법 위반으로 인한 수익이 비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위법행위가 반복된다. 최종 제재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형량도 그다지 높지 않다. 거래소, 금감원, 금융위(증선위), 검찰로 이어지는 제재절차를 단기화, 단일기관화해야 한다.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이 출범했으나 기관 간 이해관계가 제대로 조율될지 의문이다. 이상거래 인지, 검사, 조사, 심의, 의결, 수사 등 일련의 과정은 원스톱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오래전부터 주창해 온 한국판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필요한 이유이다. 금융기관 제재나 회계 및 공시 위반 업무까지 독립시키기 어렵다면 불공정거래만이라도 전담하는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주주권 강화도 필수적이다. 소유권과 지배권의 괴리가 큰 우리나라에서 특히 그렇다.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도입은 그래서 함의가 깊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의 2차 상법 개정안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기관투자가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수탁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다수의 기관투자가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했으나 유명무실하다. 일본의 경우 의결권 행사 결과를 기업 및 의안별로 공표하고 찬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일본공적연금(GPIF)은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정합성 분석을 통해 위탁자산 비중을 조정하거나 운용사 지위를 박탈한다. 반면 국민연금은 단 한 주라도 직접 보유한 기업에 대한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오히려 형해화하고 있다.


장기투자 문화 정착은 시장 신뢰 제고의 핵심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자본시장에서도 통용된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주식 연 회전율은 187%였다. 코스닥은 426%였다. 증시가 부진해 1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이 정도이다. 미국 일본보다 2배 이상이다. 장기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 세율을 차등화, 대폭 낮추어야 한다. 미국은 1년 기준, 프랑스는 보유 기간별, 일본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배당소득 세율을 상이하게 적용한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의 투자시계를 장기화하는 성과평가 제도의 개편도 제의한다.


진정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투자자. 기업, 금융당국의 유기적인 관계정립은 불문가지이다. 사회적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요즈음,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정에 기초한 투자자 신뢰제고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양질의 자금을 공급받고 투자자는 수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건전하고 성장하는 자본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재명 정부가 마무리될 즈음 코스피지수가 실제로 5000에 도달하여 진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한이 없겠다.


AD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311:00
    아무도 오지 않던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이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 않던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이 외롭게 갔다

    그는 "통계가 부실하면 고인이 고아인지, 가족이 있지만 인수를 거부한 것인지, 거부했다면 경제적 이유인지 관계 단절 때문인지 파악할 수 없다"며 "국가 차원의 통합된 통계 시스템이 있어야 정확한 원인 분석과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용어의 개선도 제안했다. 그는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실제 연고자가 있지만 관계 단절 등으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무연고'라는 단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2215:10
    밝게 웃던 선생님…집에서도 마지막도 철저히 혼자였다
    밝게 웃던 선생님…집에서도 마지막도 철저히 혼자였다

    무연고 청년의 유품정리 현장을 가다 "혼자서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세요."20대 女 사망 일주일만에 발견…수소문에도 가족 없어지난달 29일 오전 7시30분 경북 영주시의 한 빌라. 유품정리업체 '카리스마'의 윤정섭 대표(50)가 굳게 닫혀있던 방문을 열고 익숙한 듯 창문부터 젖혔다. 이내 책상을 펴 간이 제단을 만들고 종이컵에 소주를 따라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고인은 20대 여성 무연고자

  • 25.12.2211:00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텐데"…유품으로 남은 청년의 흔적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텐데"…유품으로 남은 청년의 흔적

    "혼자서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세요." 지난달 29일 오전 7시30분 경북 영주시의 한 빌라. 유품정리업체 '카리스마'의 윤정섭 대표(50)가 굳게 닫혀있던 방문을 열고 익숙한 듯 창문부터 젖혔다. 이내 책상을 펴 간이 제단을 만들고 종이컵에 소주를 따라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고인은 20대 여성 무연고자로 사망 일주일 만에 집주인에게 발견됐다. 경찰과 지자체가 고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백방

  • 25.12.2211:00
    한 해 동안 무연고 사망자 6000여명…9년새 5배 폭증
    한 해 동안 무연고 사망자 6000여명…9년새 5배 폭증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4년 전 무연고 사망 실태를 처음으로 심층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제기됐던 문제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더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약화로 개인화가 가속화되면서 무연고 사망은 특정 취약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위험으로 자리 잡았다. 망자의 존엄을 지켜야 할 장례 절차 역시 기준 없이 지자체 재량에만 맡겨져 있는 현실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전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