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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규제개혁, 국정기획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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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규제개혁, 국정기획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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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범 두 달째다. 장관 임명도 어느 정도 됐으니 본격적으로 달릴 때다. 국정과제도 간추려지는 듯하다. 규제개혁은 특정한 프로젝트도 아니고, 사업 분야도 아니지만 역대 모든 정부에서 최우선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경제 사회 모순을 야기하는 규제를 그대로 두고 국정을 운영한다는 자체가 앞뒤가 안 맞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비용과 부담을 초래하는 규제를 개선하지 않는 정부를 좋아할 국민도 없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법정의무교육을 듣는다며 컴퓨터 소리를 죽여 놓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난 6년간 1900여건이 접수된 규제 샌드박스 안건은 한국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실 한국의 규제개혁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경제, 기업 부문이 그렇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품시장규제지수 발표에서 기업활동 개입, 무역·투자장벽 모두 38개 국가 중 36위였다. 최근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흐름은 좋지 않다. 2020년 9위에서 2023년 14위까지 밀렸고, 잠재성장률은 2025년 드디어 1%대로 진입했다.


국내 성장 동력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한국 주요 산업은 지난 10여 년째 대동소이하고 신기술로 무장한 신생 스타기업도 드물다. 기업가 정신을 억누르고, 자원배분을 왜곡하는 불합리한 규제에도 원인이 크다. 민간의 새로운 시도를 말리는 국가가 번영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반론이 있음을 안다. 인공지능(AI)에 1000조원을 투입할 것이고, 줄었던 연구개발(R&D) 예산도 회복할 것이라 한다. 규제 샌드박스를 더욱 확대해서 기술기업의 기업가 창업정신도 제고할 것이라고 한다. 보다 본질적이고 파격적인 방향 설정과 신속한 수행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 본질적 경쟁력을 억누르고 있는 암반과 같이 단단한, 고질적인 장기 미해결 규제를 두고서는 재정을 붓고, 소소한 성가신 규제를 고친다고 해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50억달러 가치를 달성한 기업이 수시로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규모기업집단 규제 기준은 수십 년째 자산총액 5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2년 한시 계약직 근로자 채용 관행을 유발한 기간제법은 17년째 요지부동이다. 중소기업에만 고인 시장을 만들어주는 세계 유일의 제도도 운영 중이다.


규제 자유를 주겠다는 특구에 수도권은 제외돼 있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유능한 최고경영자(CEO) 영입은 어렵다. 2019년 세계 최초로 레벨 3 자율주행 규정을 만들었지만 인증기업은 전무하다. AI에 필수적인 데이터 규제개선도 요원하다. 어떤 것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깨진 독에 물 붓기" 가정도 마찬가지이듯 돈 써서 성공할 수 있는 게 국가경영이 아니다. 학원에만 보내면 성적이 오른다면 부모는 얼마나 좋을까. 이재명 정부는 AI 1000조원 투자를 말하기 이전에, 모순 규제들을 두고 국가의 발전과 미래를 말할 수 있을까에 답해야 한다. 규제개혁이 국정기획의 시작이자 끝이 되지 않으면 성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진짜' 성장을 해 보겠다는 정부에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진짜로 성공을 원한다면 제발 한번 규제개혁에 진심을 가져 보라고, 시끄러운 주위 이해를 물리치고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제도 모순을 고치고 없애가는 멋진 5년을 만들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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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우 배재대 교수(좋은규제시민포럼 규제 모니터링 위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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