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교란 등
대사에 직접적 영향 미치는 방식으로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
다이어트를 위해 마시는 '제로 콜라' 등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가 오히려 일반 설탕 음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을 더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를 하루 1잔 마시는 것만으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놀랍게도 이는 기존 설탕 음료의 위험 증가율(23%)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건강에 더 나은 대체재로 인식되던 '제로 음료'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하루 1잔만 마셔도 당뇨병 발병 위험 38% 증가
5일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호주 모나시대학교, RMIT(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 빅토리아 암 협회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40~69세의 호주 중장년 3만6608명을 대상으로 설탕 및 인공감미료 음료 섭취 습관을 조사하고 14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마신 사람들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무려 38% 증가했다. 설탕 음료를 동일 빈도로 마신 사람들의 발병 위험은 23%였다. 모나시대학 영양학자 로벨 후센 캅티머 박사는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건강한 대체재라는 통념이 있지만, 이번 결과는 그 자체로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체중을 보정 변수로 넣을 때 설탕과 인공 감미료가 서로 다르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설탕 첨가 음료의 경우 체중을 고려하자 당뇨병과의 연관성이 사라졌다. 즉, 비만인 경우 정상 범위를 초과한 체중이 당뇨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탕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었다. 작용 기전은 설탕 음료 섭취→열량 과다로 인한 비만→인슐린 저항성→당뇨 위험 증가 경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인공 감미료 음료는 체중을 감안하더라도 중요한 변수로서 유효했다. 이는 체중과 무관하게 인공 감미료가 독립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인은 대사 독성?…장내 미생물, 포도당 대사 영향 추정
연구진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교란, 포도당 대사 이상이나 인슐린 반응 변화 유발 등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체중 증가 없이도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생물학적 경로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이전 연구에서 아스파탐이 설탕과 비슷한 식후 인슐린 반응을 유발하고 사카린과 수크랄로스가 짧은 기간 내에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유익균 감소 유해균 증가)를 통해 포도당 내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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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IT의 생물의학 과학자 바보라 드 쿠르텐 교수는 "인공 감미료는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대안으로 권장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 감미료 자체가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는 종종 건강에 더 좋다고 홍보되지만 그 자체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정책은 모든 제로 칼로리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보다 광범위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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