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거짓 역사 차단"…김대중 전남교육감, 이승만 논란 도서 전량 폐기

언어변환 뉴스듣기

도서관·학교에 총 26권 비치…13건 대출 확인
"역사 왜곡·체제 훼손 도서 제외" 2월 공문 밝혀
추천사 작성 교사 4명 조사 착수…"마녀사냥은 안돼"

전남 일부 학교와 공공도서관에 극우 성향의 역사 왜곡 논란 도서가 비치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김대중 전남교육감이 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문제가 된 책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리박스쿨)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도서다.


김 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12·3 비상계엄의 충격과 공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올바른 역사교육 없이는 민주시민교육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짓 역사 차단"…김대중 전남교육감, 이승만 논란 도서 전량 폐기 김대중 전남교육감
AD

이어 "도교육청은 이미 지난 2월, 역사 왜곡이나 국가 기본체제 훼손 우려가 있는 도서를 학교도서관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도서 심의 기준 강화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며 "이번에 논란이 된 도서 역시 이 지침에 따라 폐기 조처됐다. 그런데도 이런 논란이 발생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도서는 2020년 6월 초판이 발간됐고, 올해 4월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이후 도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 중 8곳, 도내 830개 학교도서관 중 10곳에서 총 26권이 구입됐으며, 대출은 13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육감은 "해당 도서의 구입은 2020년 7월부터 시작돼 지난해 10월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제 임기 중에도 11개 도서관에서 구입이 이뤄진 점에 대해 교육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 80주년을 앞두고도 거짓된 역사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고, 틈만 나면 교육 현장에 침투하려 한다"며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 시절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벌어진 친일 미화와 역사 날조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서 구입 경위를 살펴본 결과, 도서관 8곳 중 7곳은 '이용자 희망도서', 1곳은 '신간도서'로 분류됐으며, 학교도서관 10곳은 모두 '기본도서'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7월 10일 자로 관련 도서를 전량 폐기하도록 지시했고, 현재 모든 해당 도서는 자료 검색이 불가능한 상태로, 서가에서 완전히 제외됐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도서에 2020년 당시 전남지역 교사 4명이 추천사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1명은 퇴직, 1명은 현직 교사, 1명은 명예퇴직 후 기간제 교사로, 나머지 1명은 방과후 강사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육감은 "추천사를 작성한 분들이 당시 근무했던 학교에는 해당 도서가 비치되지 않았고, 현재 재직 중인 학교에도 관련 도서는 없다"면서도 "학부모와 교육가족의 우려가 큰 만큼, 추천사 작성 경위와 외부 활동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분들 또한 소중한 교육가족인 만큼, 사실관계 확인 이전에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거나 마녀사냥식 비판이 제기되지 않도록 신중해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교육감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역사 관련 도서는 외부 위원이 참여해 심사를 강화하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역사교육 연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헌법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민주주의·헌법 교육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지난 2월 공문을 통해 학교도서관 도서 심의 기준을 강화했다. 왜곡된 역사가 교실로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극우 역사관을 담은 교재가 민주·인권·평화 교육을 중시하는 전남교육 현장에 비치된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순사건 유가족 여러분께도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조속히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AD

끝으로 그는 "전남의 의(義) 정신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의 역사적 정체성과 긍지를 더욱 높여나가겠다"며 "임기 이전에 발생한 문제까지도 제가 책임지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