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방송을 국민에게? 허울 좋은 명분"
주호영 "민주당 일당독재 찬양하는 방송 만들 것"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자 "방송의 독립성이 무너지고 독재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규탄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예고한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의 방송 3법 위헌성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방송을 국민에게 되돌려준다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이라며 "민영방송까지 법률로 관여하는 것은 인사권에 대한 독립성 측면에서 볼 때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공영방송 사장을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민추천위원회를 거쳐 선출하는 내용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쏠릴 우려도 크고 전문성이 전혀 없는 분들이라 적절하게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송 3법을 강행할 시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8월4일 본회의에 상정하면 소수 야당으로서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원내 수단이 필리버스터"라며 "방송 3법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가열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진에 정치권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을 축소하고 오히려 노조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범위를 굉장히 늘려놨다"며 "방송 자체를 노조와 친여 쪽에 영구적으로 고착화하는 결과가 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민주당을 겨냥해 "방송 3법을 개정해 언론을 자기들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부의장은 "일당독재 국가가 되는 징표가 첫째가 언론 장악, 둘째가 사법부 장악"이라며 "그런 액션을 벌써 민주당이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은 민주주의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균형된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장치"라며 "이사회 임원진까지 장악해 노조 중심의 민주당 일당독재를 찬양하는 방송을 만들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안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법을 처리하는 과정이 숙의 없이 졸속"이라며 "국회가 방송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다수인 자기들이 좌지우지하려는 법을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토론회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방송 3법 추진을 "신속하고 영구적인 방송 장악 시도"로 규정했다. 그는 "각 방송사의 경영진을 모두 교체하고 나아가 방통위법을 바꿔 위원장도 교체하고 싶은데 현행 법률 때문에 여의찮으니 법률을 바꾸면서 아예 방송계의 체질도 완전히 바꾸자는 속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전 부위원장은 ▲편성위원회 설치 규정 ▲사장추천위원회 설치 규정 ▲민주당의 법률 개정 속도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그는 "사장추천위원회를 의무규정으로 해 기업의 경영에 국가가 관여하는 것도 모자라 그 구성에 노조가 합의권을 갖도록 한다"며 "공영방송도 아닌 보도전문채널 사업자에 대해 심각한 경영권 침해"라고 꼬집었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공영방송 사장추천위원회를 100명 이상으로 구성하는 한편 공영방송 및 보도전문채널에 '보도 책임자 임명 동의제'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4일 방송 3법을 비롯해 상법,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쟁점 법안들을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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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주호영·김기현·배현진·김장겸 의원과 당 정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고, 추경호·이인선·신동욱·곽규택·조배숙·조지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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