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일 관세율 15%로 결정
아세안보단 약간 낮은 수준
5500억 달러 투자 등 별도 약속
"미국 예외주의 상당기간 지속"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첫번째 타결이다. 15%라는 관세율이 낮아보이기도 하지만 앞서 타결된 국가와 비교해보면 낮은 수준이 아니다. 또한 미국의 리쇼어링(외국에 나간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을 가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4일 iM증권은 '미·일 관세협상 타결의 나비효과' 보고서에서 사실상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韓·EU·캐나다에 기준점이 될 日 관세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은 베트남을 제외하면 미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 국가 가운데 사실상 첫번째다. 내달 1일로 정해진 협상 마감시한까지 주요국인 한국·EU·캐나다·멕시코 등이 잇달아 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일본 관세(15%)는 앞서 타결된 베트남(20%), 인도네시아(19%), 필리핀(19%)에 비해 낮다. 앞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상품무역에서는 미미한 흑자를 내고 있는 영국만 10% 관세가 결정됐다. 따라서 미국에 중저가 제품을 수출하거나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기지 역할을 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19~20% 관세가 부과되고, 이른바 선진국이고 동맹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15% 수준 관세가 책정되는 분위기다.
미·일 관세 협상 결과가 기존 예상보다 관세율 수준이 높은 편이다. 한국이 예의주시한 자동차 관세가 미·일간에 12.5%로 관세율이 합의됐다고 하지만 기존 2.5% 관세에 12.5%가 추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자동차 관세율도 최종 15% 수준이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등 아세안국가에 대해 20% 수준, 그리고 일본에 대해 15% 관세가 결정된 것은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당장은 관세 타결 자체로 안도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만 일방적으로 좋은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은 중장기적으로 미국만 일방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다음의 중저가 제조업 기지이자 중국의 우회 수출기지 역할을 했던 아세안 국가에 대해 20%라는 고율 관세는 물론 환적 상품에 대해서는 4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들 국가들의 제조업 성장에 부담을 주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던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 현상을 강화시킬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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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이 5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약속을 했다는 점도 주시해야한다. 일본 정부 및 금융기관의 출자·융자·보증을 통해 알래스카 LNG 사업, 미국내 반도체·자동차·항공·바이오 산업 투자 등에 쓰이는 돈이다. 일본은 또한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해 맞대응을 하기보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 자국 시장내 비관세 장벽 제거, 미국산 항공기 등 대량 구매 등 별도의 선물 보따리도 미국에 안겨줬다.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었고, 이는 미국 경제와 기업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위 '미국 예외주의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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