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도' 소뱅·오픈AI 스타게이트, 출범 반년만에 삐걱

즉시 1000억달러 투자→연내 1개 축소
데이터센터 건설 놓고 양사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바로 다음 날 출범한 5000억달러(약 693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6개월 만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참여 기업인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의견일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단기 계획도 급격히 축소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회사 '스타게이트'는 아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21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타게이트 사업은 AI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센터 확보를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1일 백악관에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공동으로 발표했다. 당시 1000억달러를 바로 투자하고, 향후 4년간 4000억달러를 즉시 투자해 2029년까지 총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AI 산업에서 지배적인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게이트는 1월엔 1000억달러를 즉시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소식통들에 따르면 연말까지 오하이오주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하나 짓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WSJ은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에너지 개발업체 SB에너지와 관련된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건설하느냐를 놓고 소프트뱅크와 오픈AI 간 이견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소프트뱅크가 스타게이트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픈AI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지 않은 데이터센터에도 스타게이트 이름을 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SJ은 손 회장이 오픈AI와 협력하는 데 적극적이지만, 올트먼 CEO는 차세대 챗GPT를 지원할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외 다른 기업들과도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사는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주 소프트뱅크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서 10GW 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함께 건설하는 게 초기 목표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공동성명을 내고 여러 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사업 발표 당시 파트너로 지목된 오라클과 아랍에미리트 기술펀드 MGX의 역할은 불분명하다고 WSJ은 보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