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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3.0]외교·안보의 '기억'을 꺼낸 李정부…베테랑에 맡겨진 평화의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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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공존의 한반도 향한 새로운 '남북의 길' 모색
교착 상태 남북 관계 풀어갈 묘수 찾아내야
대답 없는 北, 대화의 주도권 확보도 쉽지 않아

편집자주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통일의 대상이던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며 절연을 준비하고 있다. 혈맹인 미국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우리에게 경제·안보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요동치는 정세 속에서 대미외교, 대북정책의 돌파구를 동시에 찾아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출범했다. 1945년 이후 분단·전쟁·냉전(1.0), 1990년대 이후 화해·갈등의 교차(2.0)를 넘어 이재명 정부가 나아갈 '한반도 3.0 전략'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한반도 3.0]외교·안보의 '기억'을 꺼낸 李정부…베테랑에 맡겨진 평화의 퍼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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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사청문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1기 외교안보 라인의 골격이 드러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베테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 가장 먼저 발탁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71)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67)을 양대 축으로 외교·대북정책 실무에서 수십 년의 경험을 쌓은 고참급 참모들이 포진했다.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실력을 토대로 미·중 갈등, 자유주의 질서 혼란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한복판에서 고차원의 대북정책 특명이 부여됐다.


대북정책 '정동영·이종석' 콤비 귀환

2019년 이후 6년째 완전히 단절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다시 의기투합한 이 국정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72) 후보자 콤비는 가장 주목되는 인사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에서 나란히 제31대(정동영)·제32대(이종석) 통일부 장관직 바통을 이어받으며 남북 대화를 추진했다. 이 시기 6자회담에서 이뤄낸 '9·19 공동성명(2005년)'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한다는 내용이 담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 후보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한 경험도 있다. 천해성 국정원장 특별보좌관과 김남중 통일부 차관 등도 과거 남북대화 국면에서 경험을 쌓은 '북한통'이다.


외교라인은 정통 외교관 출신들로 채워졌다. 위 안보실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1979년 외무부(현 외교부 전신)에 함께 입부한 동기다. 위 안보실장은 북미국장,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6자회담 수석대표·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주러시아 대사 등을 역임했고,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부터 외교 책사 역할을 했다. 섣부른 진전을 시도하기보다는 차분히 바닥부터 다지는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대미 외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른바 '동맹파'로 분류된다. 조 장관 역시 양자와 다자를 두루 거친 외교관으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균형 있게 이끌며 실용 외교를 추진할 적격 인사라는 평이다. 한반도 이슈는 더이상 남북만으로 해법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된 만큼, 주변국들과의 외교를 통해 측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이 대통령의 고심이 엿보이는 인사다.


[한반도 3.0]외교·안보의 '기억'을 꺼낸 李정부…베테랑에 맡겨진 평화의 퍼즐
얼어붙은 남북…李 대통령 "北 존재 인정"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현재 남북 사이에는 연락 채널이 완전히 끊겼다. 이른바 '핑크폰'으로 불리는 유엔(UN)군사령부(유엔사)와의 연락 채널은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은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다. '대화파'를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은 남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에 비례적 대응을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북한의 대남정책 주무 부처인 통일전선부도 현재는 없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 탓에 국제사회에서도 매우 고립된 처지다. 유일하게 참여해 왔던 다자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2000년 가입 이후 올해 처음 불참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활발히 대화하며 '일 보 전진'했던 남북관계가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이 보 후퇴'해버린 셈이다.


이처럼 '최악' 상태인 남북관계에서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이재명 정부가 선택할 '새로운 길'은 뭘까.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을 계기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능하면 (북한의)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득 되는 길을 가자"라며 힌트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헌법에도 흡수(통일)가 아니고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쓰여 있다"며 "절멸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안전한 범주 내에서 서로에게 득 되는 길을 가고 (이를 위한 방법이) 대화와 소통, 협력 그리고 공존"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3.0]외교·안보의 '기억'을 꺼낸 李정부…베테랑에 맡겨진 평화의 퍼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연합뉴스

'대화' 의지에도…남북관계 주도권 잃은 韓


정부가 통일부의 명칭 변경을 검토하는 것 역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기반 작업으로 해석된다. 남북 단절 국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통일을 앞세우기보다는, 실질적 교류협력부터 해 나가자는 단계적 접근이다. 정부는 앞서 통일을 경험한 독일이 1969년 브란트 정권 당시 '전독부'를 동·서독관계부를 의미하는 '내독부'로 변경한 사례를 참고해 '남북교류부' '한반도부' 등으로의 변경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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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새 정부의 대화 의지에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사이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대화 주도권을 사실상 잃은 상태다. 북한은 러시아와 전방위 밀착을 숨기지 않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누구보다 김정은을 잘 안다'며 자신했다. 과거 한국이 북·미대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문재인 정부 때와는 정반대로 북·미대화를 앞세워 단절된 남북관계 해소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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