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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경제 입법 속도에 냉가슴 앓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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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 상법개정안 통과
재계 "의견 배제" 하소연
설득 없는 입법, 갈등 낳아

지난달 30일 진행된 민주당과 경제 6단체 상근부회장 상법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재계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이른바 '3%룰'에 대해 외국계 자본의 경영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이사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건의했다. 참석자들은 "(개정안이)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표결 참여가 높아질 수 있고, 자칫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목소리가 회사 경영에 과도하게 반영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동시각]경제 입법 속도에 냉가슴 앓는 재계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열린 상법 추가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이 진술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윤태준 주주행동플랫폼 액트 소장. 2025.7.11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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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법 개정안은 간담회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를 지켜본 한 재계 관계자가 "이렇게 할 거면 뭐하러 간담회를 여는 건지, 요식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하소연하는 것도 괜한 소리가 아닌 것으로 들린다.


재계 요구가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례는 또 있다.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 공청회. 상법 추가 개정안을 놓고 전문가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배임죄 부담 완화' 논의는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않았다. 매년 2000여건에 달하는 신고가 이뤄지는 업무상 배임죄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는 논의가 개정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요구는 무시됐다.


회의에 참석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후속 조치로 배임죄나 경영판단의 원칙 등을 논의하겠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오늘 공청회를 한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 배임죄 등을 논의하기 전에 집중투표나 분리 선출을 하게 되면 기업으로는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일방통행'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이재명 정부가 힘을 주고 있는 사안이지만 그럴수록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여대야소'라는 정치 지형 속에서 구조화될 수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키울 수 있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은 상법 개정에 이어 주 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추진 등 각종 경제 관련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이 여당 주도로 속도를 내면 기업들은 점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잃을까 냉가슴을 앓고 있다.


경제 입법은 민생과 직결된다. 신중하게 다층적인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상법 개정처럼 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일수록 그렇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을 높이고 이사의 법적 책임이 무한에 가깝게 확대되면 경영 판단은 보수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투자 위축,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


정년 연장이나 주 4.5일제도 마찬가지다.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제도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 부담과 생산성 문제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법제화까지 가속화된다면 기업은 리스크를 감당할 여유 없이 규제의 파도에 휩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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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재계는 동반자다.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절차와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아무리 다수 의석을 쥐고 있더라도, 숫자의 힘으로 민의를 밀어붙이는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설득 없는 입법'은 대화 없는 갈등을 낳고, 갈등은 결국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법이 삶을 바꾸려면 먼저 대화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오현길 산업IT부 차장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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