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교 3학년 1학기 국어 오류
자문 등 통해 문항 삭제 후 성적 재통보
갑작스러운 점수 변경에 학생들 혼란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기말고사 문제 오류를 이유로 학생들의 1학기 성적을 수정해 재통보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문제 차이로도 등급과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지는 현 입시 체계에서, 기존 성적을 토대로 수시모집을 준비하던 고3 학생들이 혼란을 겪게 됐다
18일 연합뉴스는 서울 서초구 소재 A고등학교가 지난주 고3 학생들에게 1학기 성적을 공지했다가 전날인 17일 이를 수정해 다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학교 측은 성적 변경의 이유를 기말고사 시험 문제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어 시험 중 한 문제에서 오류가 발견돼, 해당 문제를 '없던 문항'으로 처리키로 했다는 것이다.
앞서 학교 측은 해당 문제의 출제 오류를 두 차례에 걸쳐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다. 기말고사 시험 직후 학생들이 문제 오류를 지적하자, 학교는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처리위원회를 거쳐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이후 이를 토대로 1학기 성적이 산출됐다.
그러나 이후 또다시 이의가 제기됐고, 학교는 교과협의회와 외부 기관 자문 등을 거쳐 이번에는 해당 문제를 삭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애당초 시험에 '없던 문항'으로 처리한 것이다. 그 결과 해당 문항을 틀렸던 학생들은 모두 점수가 상향 조정됐고, 기존에 '복수 정답'을 기준으로 점수를 받았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
문제는 기존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 입시 전략을 세우던 학생들이다. 수시에서는 1점 차이로도 등급과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바뀌는 만큼, 성적 변경은 학생들에게 예민한 문제다. 특히 복수 정답 기준으로 점수를 받았던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방학을 앞둔 시점인데다 체험학습 일정까지 겹쳐 현실적으로 재시험을 치르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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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강남서초교육청이 본 사안에 대해 해당 학교의 성적평가관리 전 과정을 점검하고, 학업성적관리규정 및 지침의 철저한 준수를 재차 안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관내 학교에 학업성적관리 규정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고, 정기고사 출제 및 검토 과정 강화를 위한 컨설팅, 연수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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