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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토피아]英 공무원은 왜 RE100을 얘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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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풍력外 CCS·수소·원전도 중시
정부 정책, 이상 아닌 현실에 근거해야

[에너지토피아]英 공무원은 왜 RE100을 얘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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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유명 관광지 템스강의 타워브리지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는 클로브빌딩이라는 건물이 있다. 우리나라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비영리 단체 클라이밋그룹이 이 건물 4층에 있다. 지난달 영국 해상풍력 연수를 위해 런던에 방문했을 때 클라이밋그룹 본부에 들러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클라이밋그룹 관계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RE100을 언급한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적지 않으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선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전체 발전원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10%에 불과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클라이밋그룹 관계자들은 원전 활용에 대해서는 "RE100에 거의 도달한 기업들이 틈을 메우기 위해 일부 사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한국은 24/7 카본프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4/7 카본프리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100% 무탄소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다는 뜻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클라이밋그룹 본부가 있는 영국의 상황은 어떨까. 풍부한 바닷바람 자원을 갖고 있는 영국은 지난해 풍력발전이 전체 발전원의 30%를 차지했다. 이 중 17%는 해상풍력이었다. 지난해 9월에는 석탄발전을 완전히 폐쇄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영국이 화석연료를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었다. 전체 발전원 중 26.3%가 가스 발전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가스발전의 비중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주요 발전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영국 연수 중 런던 외에 북동부 티스밸리와 북서부 리버풀도 방문할 수 있었다. 두 도시 모두 과거 중공업이 발전하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곳 공무원들은 해상풍력만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탄소포집저장(CCS) 기술과 수소, 조력발전 등 다양한 저탄소 기술도 심도 있게 다뤘다.


티스밸리는 과거 철강기업이 들어섰던 부지에 메이저 석유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CCS 시설 투자를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했던 리버풀은 CCS 기술을 이용해 저탄소 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넷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리버풀은 글래스퓨처스라는 조직을 만들었는데 탄소 포집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유리를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리버풀이 한국의 시화조력발전소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영국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다른 한편으로 원자력발전도 지속하고 있다. 노동당 소속의 키어 스티머 총리는 지난 6월 사이즈웰C 원전에 총 34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으며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원전 발전 비중은 14%였다. 영국에서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해상풍력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기저발전원의 필요에 따라 원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RE100에 관한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에 진심이었다. RE100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클라이밋그룹의 본부도 영국에 있다. 그러나 연수 중에 만난 영국 지방 정부 공무원 누구도 RE100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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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환경단체나 비정부기구(NGO)는 충분히 이상을 추구할 수 있지만 정부 정책은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 우리도 우리 현실에 맞는 기후·에너지 정책을 만들면 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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