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희토류 업체 최대주주로…"中 지배력 약화 목적"

"펜타곤, 수십억달러 투자해 희토류 생산 시설 건설"

미국 국방부가 첨단 군사 장비 개발에 필수 재료인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운영 업체의 최대 주주가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MP 머티리얼스 희토류 광산.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 업체인 'MP 머티리얼스'(이하 MP)는 미 국방부와 4억달러(약 5500억원)어치의 MP 우선주 15%를 거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설립돼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MP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약 60마일(97㎞)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미국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희토류 광산을 보유한 업체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희토류 금속과 자석을 생산하는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MP는 미 국방부가 수십억달러를 더 투자해 희토류의 국내 생산을 촉진할 것이며, 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연간 1만 톤(t) 규모의 희토류 자석 제조 시설을 신속히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값싼 희토류 방출로 인한 글로벌 가격 하락에 대비해 최저가격 보장 및 10년간 공급 계획도 이번 계약에 포함했다고 MP는 덧붙였다.

WSJ는 미 국방부의 이번 조처에 대해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약화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이례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벌어진 미·중 관세 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미국이 희토류의 자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거의 모든 희토류를 외국에 의존했고, 이 가운데 70%는 중국산이었다. 희토류 자석은 자동차, 풍력 터빈 등 민간용 제품뿐 아니라 F-35를 비롯한 전투기, 드론, 잠수함, 미사일 시스템 등 군사 장비를 생산하기 위한 필수 재료다.

제임스 리틴스키 MP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방부의) 이번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공급망 독립을 가속하기 위한 결정적 행동"이라며 "향후 생산될 1만 톤(t)의 희토류 자석은 국방 및 상업 수요를 의미 있게 지원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