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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 '그 운동장', 다시 마을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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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광산구 본량초, 개교 90주년 기념식
풍물패 길놀이·동문 사진전 함께 열려

90년 전 '그 운동장', 다시 마을이 모였다 “자연을 보호합시다” 현수막 아래 본량국민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본량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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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보호합시다"라는 현수막 아래 흙먼지를 일으키며 빗자루질하던 아이들. 1978년 가을 본량국민학교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희미해진 흑백 사진은 그날의 바람과 구령 소리까지 함께 담고 있다. 90년이 흐른 오늘, 같은 학교의 같은 운동장에서 다시금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10일 오전 광산구 본량초등학교가 '개교 90주년'을 맞아 용진관(강당)과 학교 일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동문, 지역민 등 100여명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90년의 역사, 100년을 위한 도약'을 주제로 풍물패 길놀이, 재학생 예술공연, 축하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90년 전 '그 운동장', 다시 마을이 모였다 “바른 마음 명랑 사회” 피켓을 앞세운 본량국민학교 학생들의 단체 등교 장면. 본량초 제공

1935년 본량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연 본량초는 오랜 세월 지역의 배움터이자 마을의 중심이었다. 1970~80년대 농촌교육의 표본처럼 기능하던 시절, 아이들은 '바른 마음, 명랑 사회'라는 피켓을 들고 흙길을 행진했고, 운동회 날에는 온 마을이 모여 박수를 보냈다.


행사장에는 당시의 모습을 담은 동문 사진전이 열려 이 같은 기억을 되살렸다. 조도현 총동문회 준비위원장(26회)은 "이 작은 학교에서 배움과 우정, 공동체 정신이 싹텄다"며 "90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량초의 대표적인 졸업생으로는 5·18 진상규명에 헌신한 고 조비오 신부(13회), 송병태 전 광산구청장(13회) 등이 있다.

90년 전 '그 운동장', 다시 마을이 모였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본량초등학교 개교 9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본량초 제공

김정우 교장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공동체와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어려움 속에서도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지켜낸 학교다"며 "작은 학교가 가진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본량초는 '농촌 작은 학교 살리기' 노력으로 2024년 광주학교자치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신입생과 전입생이 조금씩 늘어나는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올해 전교생은 32명, 유치원생은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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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 '그 운동장', 다시 마을이 모였다 운동회 날, 본량국민학교 학생이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상장을 받고 있는 모습. 본량초 제공

교문 옆 흙길은 지금은 포장도로로 바뀌었고, 과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던 아이들의 자리는 학부모 차량이 대신하고 있다. 이날 풍물패는 90주년을 맞아 강당에서 운동장까지 행진하며 기념식의 시작을 알렸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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