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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먹다가 '번뜩'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한강에도 띄우고 파"[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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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물 위를 나는 선박 만드는 스웨덴 칸델라
스웨덴, 대중교통으로 첫 상용화
창업자는 화학회사 CEO 출신
휴가지서 아이스크림 먹다가 아이디어 번뜩

편집자주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각각 세계 2위(2022년)와 4위(2020년)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10년간 연평균 6.1%에서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0.5%로 크게 낮아졌다. 혁신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인 '혁신기업'의 생산성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면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산업계가 혁신 DNA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외 유명 기업들이 앞서 일군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침체된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마중물은 혁신기업이 될 것이다.

스웨덴에서 전기를 이용해 물 위를 나는 선박을 개발하고 첫 대중교통 상용화에도 성공한 스타트업 '칸델라'가 화제다. 구스타프 하셀스코그 칸델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화학회사 CEO로 재직하던 시절, 우연히 휴가지에서 가족들과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스크림 먹다가 '번뜩'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한강에도 띄우고 파"[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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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회사 CEO 포기하고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



화학회사 CEO가 된 기념으로 미국산 모터보트를 구입한 하셀스코그는 2014년 무더웠던 여름, 가족들과 함께 작은 섬에 있는 별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보트를 이용해 아이들과 인근 섬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자주 다녀왔는데, 여름이 끝나갈 무렵 비용을 정산해보니 휴가 때 사용했던 모터보트가 가족이 타는 승용차보다 ㎞당 15배 많은 연료를 소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학도 출신이었던 하셀스코그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보트의 에너지 효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의식의 흐름은 이러했다. ①모터보트는 에너지를 전진 동력으로 변환하는 데 아주 비효율적이다. ②대부분의 에너지가 보트 뒤쪽에 큰 파도를 만드는 데 소비되고 있다. ③빠른 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의 저항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 ④유일한 방법은 보트를 물 밖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아이스크림 먹다가 '번뜩'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한강에도 띄우고 파"[기업연구소] 지난 5월 28일 자사 제품인 전기 보트 C-8을 타고 스페인에서 북아프리카 횡단에 성공한 구스타프 하셀스코그 칸델라 창업주가 북아프리카에 도착해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칸델라 제공

선체 밑에 비행기 날개를 달아 선체를 수면에 띄워 물의 저항을 적게 받도록 하는 '하이드로포일(수중익)'이 그가 찾은 해답이었다. 하이드로포일 방식은 1898년 이탈리아 밀라노 근교 마조레 호수 인근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선박에 접목할 경우 모터가 장착된 배보다 내구성과 추진력이 약해 주로 잔잔한 연안이나 하천에서만 사용돼 왔다.


하셀스코그는 현대식 전기 하이드로포일 보트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기존 하이드로포일 보트와는 다른, 높은 파도와 거친 물살도 대처할 수 있는 보트를 구상했다. 연료는 충전식 전기 배터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하셀스코그는 2014년 여름이 지나자마자 CEO 자리를 포기하고 스타트업 칸델라를 창업했다.


최상의 팀을 구성하기 위해 헬리콥터 제조사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옛 유로콥터)와 스웨덴 자동차 회사 사브에서 전문가들을 데려왔다. 또 29년간 국제 요트 대회 아메리카컵에 출전한 보트를 설계해온 유체역학 전문가 미셸 케르마렉도 스카우트했다.

스웨덴에서 대중교통 상용화..."한강에서도 운영 가능한 구조"

2019년 마침내 첫 번째 하이드로포일 전기 보트 'C-7'이 탄생했다. 하이드로포일 보트의 핵심인 날개는 보트 아래서 초당 100번씩 위치와 각도를 조정해 배의 균형을 잡는다. 마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반사적으로 손을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 C-7은 42㎾ 배터리 용량으로 운전자를 포함해 최대 700㎏ 무게까지 탑재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먹다가 '번뜩' 물 위를 나는 선박 개발…"한강에도 띄우고 파"[기업연구소] 지난 5월 28일 스페인에서 북아프리카를 횡단한 칸델라 전기보트 C-8이 스페인 소토그란데를 출발해 북아프리카 세우타로 가고 있다. 칸델라 제공

C-7을 업그레이드해 2021년 출시한 'C-8'은 더 빠르고 더 조용하다. C-8의 항해 중 평균 시속은 약 25노트(약 46㎞/h)로, 기존 디젤 연료를 기반으로 한 소형 선박과 거의 같다. 차이점은 고속으로 항해해도 소음이 거의 없고, 배터리 충전 속도가 빠르며 날씨와 파도의 높낮이 관계없이 부드러운 항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C-8은 컴퓨터 제어 방식으로 운영된다.


C-8은 스페인에서 북아프리카까지 1시간 만에 횡단하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5월 스페인 소토그란데에서 북아프리카 세우타까지 약 44㎞를 항해했다. 전기 페리로 대륙 간 운항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배터리 재충전 후 같은 날 스페인 본토로 복귀했다. C-8의 성능은 기존 고속 페리의 속도와 맞먹는다.


미카엘 말베리 칸델라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이 항해는 하이드로포일 방식 전기 보트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성숙한 상태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라면서 "기존 선박보다 운영비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칸델라의 세 번째 모델인 전기 페리 'P-12(2023년 출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스톡홀름에서 시민 출퇴근용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전기로 운영되는 하이드로포일 페리가 대중교통으로 활용된 사례다. 통근 시간은 기존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어들었다. 교통비는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같다. 말베리 총괄은 "일반 보트처럼 손잡이를 붙잡고 고통스럽게 참으면서 타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출퇴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말베리 총괄은 서울 한강도 P-12가 다닐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그는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자동차나 지하철로 1시간이 걸리지만 칸델라 페리로는 18분이면 가능하다"면서 "에너지 비용은 한 사람당 282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구입비는 디젤 선박보다 비싸지만, 연간 운영 비용이 60~70% 절감되기 때문에 20~30년 이상 페리를 운영한다면 전체 수명주기 동안에는 상당 부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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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델라는 스톡홀름에 위치한 자체 공장에서 직접 선박을 만든다. 전체 직원은 230여명으로 100여명 정도가 공장에서 근무 중이다. 전기 보트 C-8 모델은 일주일에 한 척씩 생산이 가능하다. 전기 페리 P-12 기준으로는 연간 약 20척 정도를 만들 수 있다. 칸델라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등에 전기 보트를 수출한 데 이어 인도와도 전기 페리 11척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인도 뭄바이 수출 건을 포함해 현재 선박 40~50척이 주문 대기 중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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