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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전청약'이라는 이름의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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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후 취소 15곳…어설픈 공급대책의 유산
3기 신도시까지 흔드는 사전청약 후폭풍
공급쇼는 끝났다…이제 신뢰를 복구할 시간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수년간 본청약을 기다려온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이 문자는 절망과 분노 그 자체였다. 올해에만 사업 취소로 본청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전청약 단지가 8곳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합하면 총 15곳. 공급 계획만 6700여 가구에 달하며, 이 중 수도권 물량만도 3000가구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실제로 후속 사업자가 지정돼 정상화된 사례는 극소수다. 이쯤 되면 사전청약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청약'이나 다름없다.


[기자수첩]'사전청약'이라는 이름의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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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은 2021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공공택지에서 본청약에 앞서 당첨자를 미리 선정해 공급 일정을 단축하고 시장 수요를 조절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사전예약'과 이름만 달랐을 뿐, 구조는 같았다. 문제는 토지보상도, 인허가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이 먼저 이뤄졌다는 점이다. 수익성 저하 등의 문제로 사업자가 발을 뺀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서라도 만들겠다"던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은, 반죽도 없고 오븐도 없는 상황에서 먹을 사람만 줄 세운 허상에 불과했다.


이런 구조적 결함은 결국 지난해 제도를 폐지하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업이 취소되지 않은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도 불안감에 살고 있다. 본청약 일정이 연기된 단지도 수십곳에 달한다. 정부는 "당첨자 지위를 후속 사업자에게 승계해주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분양가는 오르고, 입주 시점은 늦어지며 모든 부담은 수요자가 떠안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제도 운영의 실패가 아니다. 정부가 보증한 공급 약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데 있다. 특히 사업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단지들 중에는 남양주 왕숙, 안산 장상 등 3기 신도시 핵심 입지들도 포함돼 있다. 3기 신도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사전청약 실패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새로운 공급 계획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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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금이라도 지연되거나 취소된 사전청약 단지들의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특히 민간 사업자와의 협의가 막혀 있다면, 그 이유와 해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단순히 "당첨자 지위를 승계해주겠다"는 방침만으로는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필요한 경우 공공이 직접 사업을 인수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시장 안정도, 주거 복지 실현도 힘들다. 국민을 속인 청약제도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이것이다. 더 이상 정부의 공급 약속이 '희망 고문'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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