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철 관절 건강, 냉방기기 속에 숨어 있는 복병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김학상 스포츠재활센터장

한여름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실내 냉방기기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자연스레 외부 활동은 줄고,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지만 무더위를 피한 그 공간 속에서 의외의 복병이 관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많은 이들이 관절통은 찬 바람 부는 겨울에 더 심해지는 질환이라 생각하지만, 여름에도 관절은 예외 없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오히려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과 급격한 온도 변화는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경직시키고 혈류 흐름을 떨어뜨려 통증을 유발하거나 기존 관절 질환을 악화시킨다. 특히 무릎과 어깨처럼 외부 노출이 많은 관절은 냉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무릎은 고령층에게 가장 취약한 관절 중 하나다. 여름철 활동량 감소는 무릎 관절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관절 사이 연골 마모를 가속해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빠르게 만든다. 냉방된 공간에서의 생활은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 쉽다.

어깨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손상 등 어깨 질환은 여름철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이나 중장년층에서 어깨 통증 호소가 증가하는 이유다. 어깨 관절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구조적 특성상 외부 온도 변화에 특히 민감한 부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더위 속에서 관절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무엇보다 에어컨은 실내 온도를 24~26도 사이로 유지하고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닥에 오래 앉아야 하는 환경이라면 무릎 담요나 방석을 활용해 냉기 차단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관절 운동을 매일 반복해 유연성과 순환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지 않는 것'이다. 관절통이 반복되거나 야간 통증이 생긴다면 무리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무릎과 어깨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은 단순히 무더운 계절이 아니다. 건강한 습관 하나하나가 무더위 속 몸의 밸런스를 유지해 주는 시간이다. 특히 관절 건강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냉방 속에서도 항상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김학상 스포츠재활센터장.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