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연계해 처음으로 '살수' 방역
러브버그 민원, 자치구 전역으로 늘어
"창문을 잠시 열었을 뿐인데 온 집안이 러브버그 천국이 됐어요."
경기도 구리에 거주하는 김희영씨(31)는 집안에서조차 러브버그와 전쟁 중이다. 지난해까지 구리에는 러브버그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김씨는 "집에서 20~30마리는 본 것 같다"며 "9층 아파트까지 올라올 정도라니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개체 수와 활동 범위가 늘어난 러브버그에 서울시가 '소방 살수차'까지 꺼내 들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소방서와 연계한 살수 방역작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공원, 산책로 등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민원 다발 지역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다.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개체 수가 과도하게 늘어나 시민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이 발생하자 친환경 방제를 강화한 것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실시간 발생 감시와 더불어 빛을 이용한 광원 포집기, 향기 유인제 등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러브버그 관련 서울시 민원은 올해 6월까지 4695건이 접수됐다. 특히 중랑·금천·관악·서초·강남구 등에서는 지난해보다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등 러브버그의 활동 반경이 바뀌고 있다. 러브버그가 퍼지기 시작한 2022년~2023년에는 은평구와 서대문구에만 민원이 집중됐는데, 올해는 15개 자치구에서 민원이 100건 이상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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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살충제 등 화학 방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지자체들은 생태계를 위해 친환경 방역을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동률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는 친환경적으로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을 관리하고, 비화학적 방법을 통해 생활불쾌곤충 발생 개체 수를 조절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사람과 곤충이 공존하며 살 수 있는 서울시 생활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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