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영향에 배추·무 출하량 감소
초콜릿 17%·시리얼 10%·커피도 9%↑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1% 상회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주요 먹거리 가격은 이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라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2.1%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21년(2.0%)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2022년 4.6%에서 2023년 3.9%, 지난해 2.8%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과 공급망 회복 등이 물가 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부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 물가를 크게 웃돌았다. 수산·축산물 물가지수는 올해 상반기 각 5.1%, 4.3%나 올랐다. 올해 초부터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3.7%, 3.1%씩 상승했다. 다만 농산물은 작년 동기보다 1.6% 떨어졌다. 지난해 과일값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과일 물가가 6.1% 내린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무가 올해 상반기 54.0% 뛰어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보리쌀(42.0%), 오징어채(39.9%), 컴퓨터 수리비(27.9%), 배추(27.0%), 김(25.1%), 찹쌀(23.8%)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통계청은 무와 배추의 경우 폭우와 기온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보리쌀은 재배면적 감소, 오징어채는 고수온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출고가 인상이 이어진 가공식품 초콜릿(17.0%), 시리얼(9.9%), 커피(8.8%) 등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물가 안정 흐름에도 불구하고 식료품과 외식 비용처럼 국민 생활에 밀접한 항목에서의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를 높이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생활물가 수준에 민감한 저소득층이나 고정 지출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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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식품 가격 인상을 내수 부진에 따른 낮은 수요 압력과 유가 하락 등 하방 요인이 상쇄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초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8%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9%로 예상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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