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 석달째 '수축'…당국은 여유로운 표정

中 6월 제조업 PMI 49.7 집계돼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석 달째 하락세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관세전쟁 휴전 결정에도 경제가 활력을 잃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6월 제조업 PMI, 석 달째 50 밑돌아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PMI가 전월(49.5)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9.7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로 전달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석 달 연속 기준선(50)을 밑돌았다.

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블룸버그통신은 "6월 PMI는 미·중이 무역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뒤 한 달간의 동향이 온전히 반영된 첫 수치"라면서 "향후 무역 합의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올해 안에 중국 제조업이 다시 강세를 보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으로 구성되는 비제조업 PMI는 6월 50.5로 전월(50.3)보다 0.2포인트 올라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업황지수가 52.8로 전월(51.0) 대비 1.8포인트 상승했고, 서비스업 업황지수는 50.1로 전월(50.2)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중국 6월 PMI는 50.7로 전월(50.4)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WSJ "中 당국, 경제지표 염려 안 하는 듯"

중국 당국은 자국 제조업 경기 둔화세에도 염려하지 않는 눈치다. 실제로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PMI와 비제조업 PMI, 종합 PMI가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면서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는 것은 중국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당국이 연초 이후 경제 성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했다. '중국 내 2인자'로 불리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역시 지난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개막 연설에서 미·중 관세전쟁에도 2분기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5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며 2023년 12월(7.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역시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인민은행도 최근에는 다소 비둘기파적(완화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7월 정치국 회의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나 추가 완화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며 "추가 조치가 있다면 노동시장과 부동산 시장 등 선별적 영역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황쯔춘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수출 성장 둔화와 약화하는 재정 부양 효과가 하반기 경제 활동을 다시 둔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