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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폭력의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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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폭력의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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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이란 공격의 방아쇠를 당겼다. 2주간 공격을 유예한다며 외교적 해법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이었다. 예측 불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은 순식간에 '전쟁'이라는 현실이 됐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극도로 불안정한 정치 및 경제 환경에 직면했다. 지난 14일만 봐도 그렇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과 육군 창설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열렸다. 같은 날 미 전역에서는 그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No King)' 시위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이날 2000건 이상의 시위에 약 4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정당성과 지도력에 심각한 균열을 가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제조업 회복을 미국 경제 재건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그의 연이은 관세폭탄 충격으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2.4%로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를 웃돌았고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원유 생산량 감소를 경고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Fed는 연말 소비자 물가 상승률 예측을 2.7%에서 3%로 상향 조정한 반면,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1.7%에서 1.4%로 낮췄다.


전반적 국면이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로 이란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이유다. 국내 정치 기반이 위태로운 순간에 외부의 적을 설정하는 전략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통치 기술 중 하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단적인 예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일으킨 이라크 전쟁이다. 그가 이라크 침공을 강행한 배경에는 미국 내부의 불안을 외부로 돌리려는 정치적 목적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었다. 실제로 이라크 침공 직후 부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포인트나 올랐다.


전쟁 빌미가 된 명분을 봐도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으려면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란이 핵무기에 필요한 투발 수단과 부품까지 만들어 핵무기 완성의 문턱에 도달했다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주장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등 다수 정보기관은 이란이 본격적인 핵무기화 단계에는 접어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2003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하지만 WMD는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ABC방송 월드뉴스에서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획득 실패를 재임 중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번 이란 타격을 두고 뚜렷한 명분 없이 희생만 컸던 이라크 전쟁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2003년 이라크 전쟁과 유사하다며 "그 전쟁은 거짓말에 기반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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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서양의 격언 중 하나다. 이는 인류의 삶 속에 수없이 반복된 패턴들로 증명돼왔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만일 역사가 반복되는데 이를 항상 예측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얼마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존재인가"라고 했다. 이라크전은 4500명의 미군 사망자와 수조 달러의 손실을 치르게 하며 정당하지 못한 일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남기지 않았는가 말이다.




조강욱 국제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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