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목격 후 확인 안돼
2년 전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지난달 14일 또 다른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된 이후 모습을 감췄다. 종달이의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온 시민단체들은 "안타깝게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 있다.
13일 해양환경 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생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등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에 따르면 종달이는 지난달 14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후 지난 12일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구조단은 그동안 종달이를 곁에서 돌봐왔던 어미 돌고래인 '김리'가 홀로 다른 무리와 함께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종달이가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낚싯줄에 얽힌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구조 시도 1년 8개월 만에 사라졌다"면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5월 14일 오후, 종달이는 또 다른 낚싯줄에 감긴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종달이는 얼굴부터 꼬리까지 낚싯줄에 얽히고설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꼬리지느러미 또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했다.
구조단은 상황을 확인하고 해양수산부에 긴급 구조 승인을 요청하고 다음 날 새벽 수의사와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 구조단 인력과 장비, 선박을 신속히 확보해 긴급 구조를 시도했지만 종달이를 찾지 못했다. 구조단은 "종달이를 구조할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음이 분명했다"며 "안타깝게도 어미와 떨어져 실종된 종달이는 결국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의 종달이'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종달이가 자주 머물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앞바다는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이지만 무분별한 갯바위 낚시가 성행하고 연안에는 버려지거나 유실된 낚시 장비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종달이 마지막으로 관찰될 당시, 추가로 감긴 낚싯줄 이외에도 생미끼로 추정되는 넙치가 찌와 함께 달려있었다고 한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꼬리지느러미에 밧줄을 매달고 다녔던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에게 폐어구가 추가로 얽힌 모습이 관찰된 바 있다.
구조단은 "체계적인 매뉴얼과 지원, 기관 간 신속한 소통이 부족했던 점이 대응의 한계로 작용했다"며 "이러한 제도적 기반의 미비는 결국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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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런 상황에선 제2의 종달이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며 "적절한 제도적 대응이 미흡하며, 해양보호구역 지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돌고래가 실제로 이용하는 주 서식지 전체를 포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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