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추방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구글 알파벳의 자율주행 로롯 택시 웨이모 차량이 시위대의 공격 타깃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교통을 방해하고 이민자 체포에 항의하기 위해 웨이모에 불을 지르고 있다. 시위 구호와 욕설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WSJ는 낙서로 뒤덮이고 불타는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가 시위대의 새로운 분노의 상징이 됐다고 짚었다.
웨이모는 LA에서 파괴된 자사 차량이 시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호출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며 현재 해당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부터 시위대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LA 도심으로의 운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WSJ가 웨이모 앱을 확인한 결과 LA 일부 지역에서는 픽업 및 반납이 제한돼있다. 이날 오전 시위 현장에서 수마일이 떨어진 곳에서도 운행하는 차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서는 평소보다 대기 시간이 길고 요금도 비싸다.
회사 측은 LA에서 운행하는 차량 300대 중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모든 관계자의 안전을 위해 모든 분께 당사 차량을 원래 용도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LA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 차량은 재규어 아이페이스 전기차로, 가격은 7만3000달러(약 9965만원)부터 시작한다. 웨이모 차량에는 다양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와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이 탑재돼있는데, 이 같은 장비까지 감안하면 가격은 15만~20만달러(약 2억477만~2억7302만원)에 달한다고 WSJ는 추정했다.
이번 시위 전부터 웨이모는 차량 파손범들의 주요 타깃이었다. 웨이모는 무인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차량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칠하거나, 불을 질러도 인간 운전자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뜨겁고 오래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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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가연성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소 시 산소를 방출한다. 이로 인해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몇 시간 뒤 또는 며칠 뒤 다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인체에 유해한 유독 가스를 방출할 수 있다. WSJ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기존 자동차 화재보다 주변 지역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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