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 5월 민간 고용 3.7만건 증가
2023년 5월 이후 최저
트럼프 "너무 늦는 파월…유럽은 9번 내려"
지난달 미국의 민간 고용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폭이 약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내며 경기 하강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즉시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3만7000건 늘어났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규모다. 시장 예상치인 11만1000건을 크게 하회하는 동시에, 민간 신규 고용이 6만건 늘어난 4월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전문직·비즈니스 서비스가 1만7000건 감소했다. 교육·보건 서비스는 1만3000건 줄었다. 천연자원·광업 부문은 5000건, 무역·운송·유틸리티와 제조는 각각 4000건, 3000건씩 감소했다.
임금 상승률은 기존 직장에서 1년간 근무한 근로자 기준으로 연 4.5%, 이직 근로자 기준으로 7% 올라 여전히 견조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표가 나오자마자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ADP 수치가 나왔다"며 "너무 늦는(Too Late) 파월은 지금 당장 금리를 낮춰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유럽은 9번이나 내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2기 취임 후 백악관에서 열린 파월 의장과의 첫 회동에서도 금리를 낮추지 않는 건 실수이며, 미국을 경제적으로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했다.
고용 지표는 엇갈리고 있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는 노동시장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JOLTs에 따르면 올해 4월 구인 건수는 직전 월(720만건)보다 19만1000건 늘어난 739만1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711만건)도 크게 상회했다.
노동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히 보여 줄 고용 지표는 6일 나온다. 미 노동부가 6일 내놓을 5월 고용 보고서에서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12만5000건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4월(17만7000건) 수치를 밑돌며 노동 수요는 다소 둔화되나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 고용은 민간과 공공 부문 전체 취업자 수를 포함해 노동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가장 신뢰도 높은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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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소비지출이 둔화하고 기업이 채용을 주저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월가는 고용 지표에 주목한다. Fed는 현재 노동시장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몇 개월 내 약화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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