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월 누적 美 판매 1700만대 돌파
제네시스 제외한 현대차 실적
엘란트라, 美서 역대 최다 판매 현대차
합리적 가격·스타일리시한 디자인 각광
현대자동차가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39년 만에 누적 판매 1700만대 고지를 밟았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등 인기 모델의 상품성을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인정받은 결과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현지 시장의 최근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하는 데 그쳐 마케팅 부담이 커졌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시장 수요에 맞춘 탄력적인 가격 전략을 내세우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3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5월 기준 누적 판매가 1703만3027대로 17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네시스는 제외하고 '현대(Hyundai)' 브랜드로만 판매한 차량을 집계한 수치다. 특히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엑센트, 엑셀 등 6개 인기 차종은 누적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엘란트라(현지명)다. 엘란트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첨단 편의·안전 사양,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다양한 친환경 라인업 등으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주관한 '10대가 뽑은 최고의 차량'에서 2만5000달러~3만달러 가격대의 자동차 중 최고의 자동차로 엘란트라가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포니 엑셀(현지명 엑셀)'을 수출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진출 초기 엑셀은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1987년 미국에서 연간 수입 소형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때 세운 '26만3610대' 대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초기 수출 물량을 늘린 탓에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점유율이 추락하게 된다. 10년간 미국 시장에서 고전한 현대차는 1999년 파격적인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주도했던 '10년·10만마일' 보증정책이다. 당시 경쟁업체의 평균 보증기간이 '2년·2만4000마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대응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 같은 장기 보증기간을 곧 제품에 대한 신뢰도,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현대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1998년 8만대에서 2004년 85만대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는 물론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2017년 아이오닉 전기차를 출시하며 미국 전기차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2022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를 출시했으며 G80 전동화 모델, GV60 등의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도 론칭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설립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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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HMGMA를 통해 생산 유연성을 극대화하면서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상품성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이동 수단뿐만 아니라 인류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모빌리티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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