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서울NOW]우리 동네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급한 일 아닌가

시계아이콘01분 2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반려견 놀이터·파크골프장도 좋지만
인구 470만명당 한 곳은 너무하지 않나
조례 개정 앞장 선 용산구 박수 받을 만

[서울NOW]우리 동네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급한 일 아닌가
AD

반려인들을 위한 반려견 놀이터, 노인들을 위한 파크골프장도 좋다. 그런데 산모와 신생아가 이용하는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도 되는 일인가.


서울에서 아이 낳는 일은 축복과 부담이 동시에 찾아오는 일이다. 출산 후 산모와 신생아가 직행하는 산후조리원은 필수 코스다. 그런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공공산후조리원은 딱 두 곳, 송파구와 서대문구뿐이다. 나머지 23개 구 산모들은 민간산후조리원에만 의존하거나 예약 경쟁이 치열한 공공시설에 클릭 경쟁, 추첨 경쟁을 해야 한다.


모두가 주머니가 두둑하다면 두말할 필요 없겠다. 하지만 서울 내 민간산후조리원 일반실 2주 평균 이용요금은 478만원, 특실 평균은 764만원이다.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요금 부담은 평균값보다 크다. 서울시 전체(112곳)의 14.3%가 몰려 있는 강남구(16곳)의 이용요금이 서울 평균 요금의 두 배쯤 되니 말이다.


이에 비해 서울에 있는 두 곳 공공산후조리원 중 송파구 공공산후조리원은 이용요금이 190만~209만원이다. 나머지 한 곳 서대문구는 25만~250만원이 든다. 당연히 예약은 쉽지 않다. 송파구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인터넷 선착순 예약을 하는데 30분 이내에 마감된다. 추첨하는 서대문구의 경쟁률은 5대 1이 넘는다. 그마저도 타 구민에게는 문턱이 높다.


서울 출산율 0.58명. 출산율 역대 최저, 저출생 국가 위기라면서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인프라는 왜 늘 뒷전인가.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가 더딘 데는 이유가 있다. 막대한 예산 부담이 이유 중 하나다. 서울에서 공공산후조리원 한 곳을 짓는 데 100억원은 족히 들어간다. 매년 투입하는 20억원이 넘는 운영비의 절반 이상이 적자지만 국비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구청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민간과의 마찰도 부담이다. 공공시설 확대는 시장 교란이라는 반발을 불러온다. 그래서 등장한 게 산후조리비 지원이었다. 하지만 산후조리비 지원은 오히려 민간 이용료 인상만 부추겼다. 2년 전 서울시가 산후조리비 지원제도를 도입했을 때 시내 산후조리원 114곳 중 37곳이 이용요금을 올렸다.


감염병 관리 문제와 이용자 민원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과거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을 검토하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계획을 접은 지자체도 있다. 강도가 높아지는 민원 대응도 걱정이지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에 따른 처벌 부담도 있다.


제도적 걸림돌과 공간 부족도 큰 문제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사회복지시설이나 공공기반시설로 인정받지 못해 기부채납이나 공원부지 활용 등 다양한 개발사업과 연계하기 어려웠다. 유휴부지가 부족하고, 땅값이 높은 서울 도심에서는 더욱 큰 장애물이다.


이런 현실에서 용산구가 보여준 '현실적 해법'은 주목할 만하다. 용산구는 산후조리원을 사회복지시설과 같은 공공기반시설로 포함하자는 내용의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건의했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해 지난달 조례를 개정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도심 현실에 맞게 개발사업에서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산후조리원 부지를 확보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꾼 것이다.


AD

지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해 운영하기까지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그럼에도 모든 부담을 감수하고 공공산후조리원 신설을 추진하는 구청장들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인구 470만명당 한 곳인 서울의 공공산후조리원. 너무 심한 일 아닌가.




김민진 사회부 지자체팀 부장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