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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의도된 배제 속 양극화 심화…정비·임대마저 '큰 자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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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부동산 시장이 자산 규모가 큰 기관과 법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개인이 아닌 '큰 자금'이 거래를 주도하면서 시장 양극화가 지역 격차를 넘어 시장 참여자 간 격차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신영증권은 '양극화와 포퓰리즘'을 주제로 낸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1대 대선을 앞두고 양극화와 포퓰리즘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비사업과 임대주택 분야에서 자본력에 따른 참여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주택시장, 의도된 배제 속 양극화 심화
"부동산, 의도된 배제 속 양극화 심화…정비·임대마저 '큰 자금' 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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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 흐름을 두 갈래로 제시했다. 하나는 국토균형개발을 위한 공공투자 확대다. 대선 후보들은 모두 앞다퉈 광역 철도망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회 및 대통령 집무실 등의 세종시 이전, 이차전지 특화 산업단지에 신재생 발전 육성 계획도 밝혔다. 박 연구원은 "산업단지 조성, 교통망 개선 등 인프라 투자는 지방 부동산을 자극하고 건설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한 축은 주거 복지 위축이다. 박 연구원은 "주거 정책은 과거보다 소극적으로 변모해갈 것"이라며 "하반기 단기간 '주택 공급'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나 시장과 민간에 의존한 방식이 대세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도된 배제 속 양극화는 심화하고 이 과정에서 자산 간 격차는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1대 주요 대선 후보들은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 대안이나 실행계획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 목표나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빠졌고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용적률 상향처럼 부담이 적은 공약 위주로 제시됐다. 문재인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내세워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의도와 달리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요인이 됐다는 인식 속에 유권자 반감을 살 수 있는 정책을 피하려는 전략적 침묵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현 시장에서 자산 보유자들이 임대료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보다 공실(空室)을 선호하면서 소비는 줄고 자산만 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 위축으로 실물경제가 침체했지만 자산 가격은 오히려 우상향했다"며 '비싸니까 잘 팔리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고가 부동산에 소수 자산가들이 몰리고, 아파트 주요 매매 주체인 3040세대들은 자금 장벽에 막혀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과 지방 간 격차에 이어 서울 내부에서도 수익률 차이가 벌어지며 양극화가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비사업도 자금력이 뒷받침돼야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박 연구원은 "급등한 공사비와 금융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단지들 위주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단지들은 입지가 우수하고 기존 시세가 높아 분양가 인상에 대한 시장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들이다. 박 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목동, 압구정 등 주요 지역 정비사업은 대형 건설사들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참여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경쟁이 덜하고 외형 확대와 수익 확보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자금력과 브랜드, 실적을 갖춘 대형사들만 참여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시장도 자금력 따라 양극화…법인 자금 중심으로 이동 중 

이런 흐름 속에서 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의 끝단인 법인과 기관 자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차 수요가 늘고 좋은 입지에서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전문 임대주택 사업자 비중이 커질 전망"이라며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관들의 국내 임대주택 시장 투자는 이미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큰손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올해 1월 국내 임대주택 기업 엠지알브이(MGRV)와 손잡고 5000억원 규모 합작사업에 착수했다. 투자금의 95%를 CPPIB가 댔다.


미국계 부동산 투자사 하인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임대주택(106가구) 프로젝트에 350억원을 투자했고 세계 3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2월 금천구(195가구)와 성북구(60가구)에서 최대 1330억원 규모 주거 개발 사업에 나섰다. 파트너는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다. 영국계 부동산 투자회사 M&G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해 8월 한국 사무소를 설립한 뒤 올해 상반기부터 서울 도심 복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자산운용사 ICG도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명동호텔(112실) 등을 코리빙(공유주거)이나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지난해 말 서울 영등포 더스테이트 선유 호텔을 주거용 레지던스로 전환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동대문구 오피스텔(98가구) 전환 사업도 병행 중이다.


이외에도 미국 워버그핀커스와 인베스코 리얼에스테이트 등 대형 사모펀드들도 서울 주요 지역 시니어하우징, 액티브 리빙(자립형 노년 주거시설) 자산에 손을 뻗고 있다. 워버그핀커스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고급 리빙시설 3개 자산을 공동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엔 미국 시니어 리빙 전문기업 스라이브도 국내 기업형 주택임대관리 전문회사 GH 파트너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액티브·인디펜던트 리빙 커뮤니티 운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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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자금 유입은 관련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기관은 장기 자금 운용을 위해 개발·운영 전 단계에서 전문성을 요구한다"며 "역량 있는 디벨로퍼와 자산관리회사(AMC)에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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