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비중 높은 아파트…소형 규모 월세 비중 ↑
"월세 인식 변화 점차 아파트 시장으로"
서울 소형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해 전세를 기피하는 가운데, 목돈이 묶이지 않는다는 이점까지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서울 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5.1%로 집계됐다. 4월 52.4%로 5.9%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점차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월을 제외하고 올해 월세 비중이 더 높았다.
통상 아파트 임대시장에서는 전세 선호도가 높다. 목돈이 들어가나 매달 주거비를 내야 하는 월세보다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전세대출 상품을 통해 월세보다 저렴하게 주거지를 찾는 것이 가능하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중이 오피스텔 등 다른 주거 형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사기 우려도 더 적다는 평가도 작용했다.
그러나 전세 사기로 인해 이런 통념이 깨졌다. 부담이 큰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넘기는 것보다 매달 비용을 내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전세보증금에 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전세값이 점차 올라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5%, 올해 1~4월 0.1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가 각각 지난해 0.2% 감소하고 올해 1~4월 0.3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집값보다도 전세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뛴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성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시장은 소형 아파트 시장이다. 지난 4월 소형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50%를 넘겼지만 전체 아파트의 경우 전체 아파트는 42.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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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아파트도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의 위험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 "매매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나타나 전세 계약으로 보증금을 넣어두고 향후 집 마련을 하는 것도 어려워져 전세를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월세에 대한 인식 변화는 빌라 등 주거 유형에서 아파트 시장으로 점차 넘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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