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방출분, 중소 유통 업체 상대로 신청 접수 중
묵은쌀 공급에 품질 우려 둘러싼 지적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쌀값에 대응해 일본 정부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푼 비축미가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
30일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터넷쇼핑업체 라쿠텐은 전날 오후부터 자사 인터넷 장터를 통해 비축미 판매를 개시했다.
가격(세금 제외 기준)은 5㎏짜리 1포대에 1980엔(약 1만9000원)으로 소비자에게는 6월 7일부터 보내질 예정이다. 라인야후도 같은 날 밤에 산하 통신판매 사이트를 통해 5㎏ 1포대 기준으로 1850엔(약 1만7700원)에 예약 판매를 접수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이하 농림상)이 비축미 방출 방식을 종전 경쟁 입찰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바꾸면서 내건 반값 판매가 현실화된 것이다. 지난 21일 취임한 고이즈미 농림상은 "슈퍼에서 유통 경비 등을 포함해 2000엔에 진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2∼18일 슈퍼에서 판매된 쌀 5㎏ 평균 가격은 4285엔(약 4만1000원)으로 1년 전의 2배 수준이다.
수의계약을 통한 비축미 방출은 속도를 내고 있다. 농림수산성은 수의계약 1차 방출분인 2022년산 약 20만t과 2021년산 약 2만t에 대한 신청을 대형 유통업체 61개 사로부터 접수하는 절차를 이미 완료했다. 2차 방출분인 2021년산 8만t을 중소 유통 업체를 상대로 신청 접수 중이다.
다만, 비축미 방출을 통해 2021년산 등 묵은쌀이 공급되면서 품질 우려를 둘러싼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은 민감한 소비자는 오래된 쌀로 밥을 지으면 향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면서 묵은쌀로 밥 맛있게 짓는 법도 안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사료용 쌀'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다마키 대표는 지난 28일 중의원(하원) 농림수산위원회 질의에서 "1년만 더 지나면 동물 사료용이 될 물건"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약 5년간의 보관기간을 넘긴 쌀은 사료용으로 돌린다는 점에 근거해 2021년산 쌀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이에 고이즈미 농림상은 "안타깝다"고 반응했다. 제2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전 대표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지금부터 우리 입에 들어갈 주식이다. 이 국면에서 사용할 단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마키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자 다음날 엑스를 통해 "훼방을 놓을 의도는 없었고 제도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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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정부가 '반값 비축미'를 방출한다고 밝히자 소매업자 주문이 폭주하며 접수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28일 고이즈미 농림상은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비축미 수의계약과 관련해 약 70개 사업자가 총 20만t 이상을 사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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