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 후 급속히 추격 중"
"이준석 단일화?…마지막까지 노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실패한 상황에서 인천을 시작으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본투표 전 극적 단일화 의지를 놓지 않으면서도 3자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자강(自强) 전략을 동시에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인천 계양 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 딸 동주씨와 함께 도착했다. 투표소 앞에는 김 후보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지지자 100여명이 모였다. 김 후보가 차량에서 내리자 이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현장에는 지난해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붙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 지역구인 인천에서 사전투표를 한 것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뒤집혔듯, 이곳을 시작으로 반전을 쓰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김문수와 이재명의 대결 구도를 공고히 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 향할 수 있는 표심을 최대한 뺏어오겠다는 취지도 담겼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조사에서는 제가 앞서는 곳도 나오고 있다"며 "세 번째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다음 급속히 추격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앞선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3년 전부터 출발했고 저는 우여곡절을 거쳐 한 달이 안 됐다"며 "그런 길목에서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전날 밤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 담판을 짓기 위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예고 없이 방문했지만 만남이 불발됐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기다리다 자정을 넘어서야 회관을 나섰다. 그는 "본투표 할 때까지는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으나 이준석 후보의 거절 의사가 명확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도 단일화보다는 '이준석 사표론'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신 이낙연·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반(反)이재명' 전선을 확대할 전망이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뒤 이날 오전 사전투표를 했고, 이 전 총리는 이날 김 후보 마지막 찬조연설자로 나서 "괴물 독재국가를 막으려면 부득이 김문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남은 기간 선거 전략에 대해 "지금부터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즉생의 각오로 앞만 보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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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를 마친 김 후보는 이날 인천 연수구·부평구·남동구를 훑으며 집중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김 후보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경기 부천 인근의 시흥, 안산, 군포, 안양도 찾는다. 시흥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최대 실패작으로 언급되는 거북섬이 있는 곳인 만큼 이 부분을 부각하며 '반이재명' 정서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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