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K-영상레이다 시스템, 우주 궤도상 기술검증 성공"

국내 기술로 개발돼 우주로 쏘아 올린 영상레이다(Synthetic Aperture Radar·SAR) 시스템의 기술검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5일 KAIST에 따르면 영상레이다는 2023년 5월 25일 누리호 3차 발사한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에 탑재됐다.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의 핵심 임무는 국산 영상레이다의 기술검증과 전천후 지구 관측 등으로 지난 2년간 임무를 수행했다.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영상레이다의 지구 관측 개념도. KAIST 제공

영상레이다 시스템은 KAIST 우주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설계·제작·지상 시험 및 평가를 거쳐 국산화한 기술로 우주 궤도상 기술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위성 발사 후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는 일평균 3~4회의 영상 촬영을 수행하면서, 기능 점검과 기술검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200회 이상의 지구 관측을 완료했으며, 위성의 임무 수명이 지난 현재도 영상레이더의 성능은 양호해 관측 임무가 여전히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라는 게 KAIST의 설명이다.

KAIST 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영상레이다는 전자파를 이용하는 능동 센서로 주·야간,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어두운 밤이나, 구름 또는 비가 많은 기상 환경에서도 관측할 수 있는 점은 한반도처럼 강우와 구름이 빈번한 지역을 상시 관찰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특히 영상레이다 시스템이 100㎏급 소형 위성(차세대 소형 위성 2호)에 탑재돼 관측 임무를 완수했다는 점은 우주용 영상레이다 시스템의 소형·경량화 기술 확보와 국내 위성기술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KAIST 우주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극지연구소, 국립공원연구원과 협력해 영상레이더 시스템으로 북극 빙권 변화분석과 산림 영역 변화 탐지를 위한 관심 지역을 우선 촬영하고 있기도 하다. 북극 해빙 관심 지역을 반복 관측한 후 극지연구소 원격탐사 빙권 정보센터가 관측 결과로 시계열 기반의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 면적 및 구조변화를 정밀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북극지역의 밀른 빙붕. KAIST 제공

최근 극지연구소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와 유럽 우주청(ESA)의 센티넬-1호(Sentinel-1)의 관측 데이터를 융합해 2021~2025년 캐나다 밀른(Milne) 빙붕(Ice Shelf, 육지에서 흐른 빙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층) 뒤편 호수 면적이 15㎢ 증가한 사실도 포착했다. 이는 북극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분석된다.

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 김현철 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 빙붕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며 "앞으로도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영상레이다를 이용한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을 지속해 북극의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IST 우주연구원은 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와 협력해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의 영상자료가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계절 변화탐지, 고지대 침엽수 고사 및 산사태와 같은 산림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산림지역의 탄소 저장량 공간 분포를 위성영상으로 분석하고, 이를 현장 측정값과 비교해 분석 정밀도를 높이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영상레이다는 빛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화염과 연기를 뚫고 관측이 가능하다. 이는 넓은 면적의 보호구역을 정기적으로 감시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쓰일 수 있어 향후 산림 보호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는 KAIST가 보유한 우주 기술력과 연구진의 혁신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며 "지난 2년간의 성과는 KAIST가 앞으로 우주 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에 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