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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마음 굳게 먹고 다이어트?...시작부터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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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드슨 브루어 '식탐해방'
중독심리학자·신경과학자 저자
다이어트 실패 이유 분석
의지력만 강조하면 성공 어려워
죄책감 더는 '마음챙김' 제시

A씨는 가족을 잃은 뒤 우울한 시기를 음식으로 달래려 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폭식을 통해 잠시나마 현실의 아픔을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음식만으로는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았고, 결국 담배와 술까지 의지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 다시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고자 엄격한 소식(小食)을 시도했지만, 지나친 제한은 오히려 강박으로 이어졌고, 하루 종일 음식 생각에 사로잡혔다.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 세세한 식단을 지켰지만, 한 번 결심이 무너지면 이전보다 더 심한 폭식으로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실패자라는 자책감과 수치심이 몸과 마음을 휘감았다. 절식과 폭식은 반복됐고, 그 주기는 1년 단위에서 수개월, 수주, 결국 하루로 점점 짧아졌다.

[이 책 어때]마음 굳게 먹고 다이어트?...시작부터 틀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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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적게 먹겠다"는 결심에 의지력을 더하는 다이어트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적게 먹고 활동을 늘리는 것'이 다이어트의 정석이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 잘 아는 상황'이 사람들에게 수치심과 패배감을 안겨주며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저자는 "우리가 구축한 시스템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의 핵심인 '쓸모없는 습관'을 버리기보다, 의지력이나 통제력, 측정에 집착한 결과 실패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저자는 '마음챙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금연을 하면 체내 니코틴이 줄어 식욕 억제 효과가 사라지지만, 마음챙김을 활용한 금연 프로그램에서는 오히려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마음챙김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갈망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있다. 배고픔뿐 아니라 분노, 외로움, 피로, 지루함, 슬픔, 심란함, 흥분 등 다양한 감정이 갈망을 일으키고, 이는 폭식으로 이어진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다이어트와 제한된 식단으로 인해 진짜 신체적 허기를 무시한 경험이 있다. 신체적 허기와 스트레스에 따른 감정적 허기를 구분하지 못할 때, 폭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의지력만으로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가 '흰곰 효과'다. 흰곰을 떠올리지 말라고 할수록 오히려 더 자주 생각나는 것처럼, 특정 욕구를 억누를수록 오히려 집착하게 되는 현상이다. 억제를 시도할수록 갈망은 더 오래, 더 강하게 자극되고, 결국 유혹에 굴복하면 심한 죄책감이 몰려온다.


지속 가능한 체중 조절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절제'보다 '알아차림'이다. 의학적으로 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묻고, 조언하고, 평가하고, 돕고, 조정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저자는 금연 시도자들에게 오히려 계속 담배를 피우되, 그 맛과 냄새를 주의 깊게 관찰하라고 권했다. 이 방법은 금연 성공률을 5배까지 높였다. 그는 이러한 방식이 체중 조절에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알아차림의 이점은 진짜 허기와 감정적 허기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 전·중·후의 느낌을 점검하며, 정말 배가 고픈지 확인한 후 적절한 양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먹어야 할지를 머리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살피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듣는 것"이다


수렵채집 시절에는 다음 식사 시간을 알 수 없어 에너지 축적을 위해 과식했지만, 현대인은 단순히 자극을 느끼기 위해 폭식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식사 중 음식의 맛과 향, 질감, 생김새, 예상 맛과 실제 맛을 섬세하게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쾌락 안정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쾌락 안정기는 '앞으로 먹을 한 입의 가치가 줄어든다는 신호'로, '이 한 입이 이전보다 더 맛있는가, 비슷한가, 덜한가'를 자문하는 훈련을 통해 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갈망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RAIN' 훈련이 있다. 이는 알아차리고(Recognize), 받아들이며(Accept), 탐색하고(Investigate), 비동일시(Non-identification)하는 과정을 말한다. 특히 비동일시는 감정이나 생각, 감각을 '자기 자신'과 분리해 관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머릿속 목소리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유용한 방법인데, 이는 생각과 자신을 분리해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 어때]마음 굳게 먹고 다이어트?...시작부터 틀렸다

또한 언어에 민감한 뇌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족감'과 '만족감'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갈망을 충족시키는 것은 만족감을 주는 것과 다르다"는 말에서 차이를 알 수 있다. 폭식을 통해 갈망을 충족해도 결국 더부룩함과 패배감만 남을 뿐, 진정한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체중 조절과 절식을 위한 실천법과 이론적 배경을 균형 있게 제시한다. 다이어트의 어려움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설명도 흥미롭다. 물론 이론적 지식이 스트레스를 이겨낼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집어 들 만큼 관심과 의지를 가진 독자라면, 충분히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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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해방 | 저드슨 브루어 지음 |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380쪽 | 1만9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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