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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월드+]시리아 제재 완화, 중동 정세 뒤흔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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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의 美·시리아 정상 만남
중동 외교 방향 전환 상징
이스라엘은 의도적으로 배제

[최준영의 월드+]시리아 제재 완화, 중동 정세 뒤흔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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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중동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F-15 전투기의 호위와 화려한 샹들리에가 빛나는 궁전에서의 오찬은 단지 표면적인 화려함에 불과했다. 진정한 외교적 폭탄은 눈에 띄지 않는 접견실에서 터졌다. 그곳에서 트럼프는 불과 얼마 전까지 미국에서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던 시리아 아흐메드 알 샤라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 만남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미국과 시리아 정상의 대면이었으며, 트럼프가 중동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외교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트럼프는 취임 초기부터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국가 건설자들"의 실패를 비판하며, 미국의 개입주의가 이 지역을 "파괴"했다는 자기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7주간의 폭격 작전을 갑자기 중단한 결정이다. 후티 반군이 미국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내려진 이 결정은 이스라엘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이루어졌다. 더불어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의 석방 과정에서도 그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독자적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표면적으로는 모순되어 보일 수 있다. 불과 두 달 전 그는 예멘에서 무기한 폭격 작전을 지시했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전쟁 재개를 허용했다. 이러한 행동 이면에는 뚜렷한 정치적 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쟁보다 거래를 선호한다. 그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최대화하면서도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는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최준영의 월드+]시리아 제재 완화, 중동 정세 뒤흔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AP·연합뉴스


그가 중동에서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아브라함 협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협정을 확장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하지만 그의 방식은 전임자들과 크게 다르다. 더 많이 경청하고, 덜 가르치며, 낡은 통념을 깨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각자 원하는 때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라고 한 발언은 이 지역 국가들의 자체적 우선순위를 존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가장 대담한 외교적 모험은 단연 시리아에 대한 제재 완화 결정이다. 테러리스트로 여겨지던 샤라를 젊고 매력적인 남자라고 부르며 악수한 장면은 트럼프가 대담한 행동을 선호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워싱턴 외교 정책 담당자들의 신중함을 무시하고 내린 이 결정은 시리아에 위대해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란은 오랜 동맹국이었던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시리아의 새로운 통치자들에게 보인 우호적 태도는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미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를 언급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오랜 라이벌 관계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가 샤라를 지지하는 데 힘을 합쳤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이 두 국가의 의견에 귀 기울임으로써 미국이 이 지역의 주요 국가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의 새로운 중동 정책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는 이스라엘의 위치다. 그의 첫 임기 동안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공고히 했던 트럼프는 이제 더 이상 네타냐후 정부에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소외감은 여러 사건을 통해 분명히 드러났다. 트럼프가 중동 순방 중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의도적으로 방문 일정에서 제외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를 바랐지만, 사우디는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되는 한 이스라엘과 외교적 접촉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에단 알렉산더의 석방 과정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외교적 결정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스라엘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하마스와 협상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정보에서 소외되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교라인이 아닌 정보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의 적들과의 미국 협상을 알게 되었다는 점은 이스라엘 정부에 크나큰 충격이었다.


트럼프는 알렉산더의 석방이 잔혹한 분쟁을 종식하는 데 필요한 마지막 단계의 첫 단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지만, 하마스가 정복되고 추방되어야만 전쟁이 종식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략에 더 전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네타냐후는 워싱턴에서의 영향력에 의존하여 전쟁 종식을 위한 모든 독립적인 계획을 저지했지만, 이제 그는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하는 대통령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40년 전 레이건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막으려 했던 실패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듯하다. 트럼프는 네타냐후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중동 정책은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 그는 미국의 직접 군사 개입을 줄이면서 외교적 영향력은 유지하려 한다. 시리아에 대한 제재 완화, 하마스와의 직접 협상, 예멘에서의 폭격 중단 등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중동은 이제 긍정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듯하다. 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시리아를 이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할 기회를 주었고,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정 체결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과의 데탕트를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이란은 불안정한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성사하려 필사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열정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이다. 트럼프는 정책을 재구축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포기할 수도 있다. 그의 외교적 모험이 중동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지, 아니면 또 다른 혼란으로 이어질지는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중동에 이어 동북아에도 트럼프에 의한 변화가 닥쳐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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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글로벌 정책·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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