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 연합평가·지필고사 잇따라
“학생 빠진 일정…교육청 조정 필요”
광주 지역 일부 고등학교들이 오는 2025학년도 추석 연휴 직후 지필고사 및 전국연합 학력평가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시민단체는 "명절을 앞두고 극도의 학업 스트레스에 내몰리는 상황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광주교육청의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20일 "광주 관내 고등학교의 2025학년도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7개 학교가 추석 연휴 직후 지필고사를 시행할 예정이며, 이 중 일반고 3곳은 전국연합학력평가와 지필고사를 연달아 치를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추석 연휴는 10월 3일 개천절과 주말, 추석 전후, 한글날(10월 9일)까지 이어져, 10월 10일 금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최장 10일간의 장기 연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이 이 직후 곧바로 시험을 배치하면서 학생들은 연휴 기간에도 학업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학벌없는사회는 "가족과 명절을 보내며 휴식을 취해야 할 시기에 시험 준비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는 것은 교육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전국연합 학력평가와 지필고사가 연이어 시행될 경우 과도한 압박으로 인해 학업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강권과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일정이 마련된 근본 원인은 학사일정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학생이 공식 의사결정 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 등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는 여전히 미숙한 교육 민주주의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력 향상을 이유로 학교가 장기 연휴 직후 시험을 기획하는 일은 더 반복돼선 안 되며, 교육청 또한 학교 자율성이라는 이유로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며 "이는 교육 철학의 문제이자 학생의 건강과 학습을 어떤 토대 위에서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고 했다.
지금 뜨는 뉴스
단체는 "해당 학교들에 학사 일정을 조정할 것을 촉구하며, 광주교육청은 명절 등 장기 연휴 직후 지필고사가 시행되지 않도록 모든 학교에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