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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스팸, 더 센 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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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스팸, 더 센 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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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보증200억, 코인입금OK, 방금 수신한 문자메시지는 해외에서 발송되었습니다."

"[국제발신] 안녕, 오랜만이야. 최근 출장 때문에 한국에 도착했어. 우리 만나자.(중국어 메시지)"


한 주에 두 세통씩 꾸준하게 비슷한 내용의 스팸 문자 메시지가 오고 있다. 하나는 클릭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링크가 붙어있는 투자 관련 광고글, 또 하나는 '중국인 친구가 보낸건가' 라고 혹 했던 내용이 담긴 중국어 안부 메시지다. 메시지가 오는대로 스팸신고와 삭제를 반복하고 있지만 매번 다른 번호로 보내는 '꾼'들의 작전에 속수무책이다. 선거철을 맞아 반복되는 ARS 여론조사 전화는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상담원 전화 못지않게 일상을 방해하고 있다. 이미 전자우편함은 매일 수십통씩 반복되는 광고성 글들로 주기적인 휴지통 관리를 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불필요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많은 사람이 편하려고 쓴 기기에서 불필요한 정보로 불편함을 겪은지 오래다. 정부의 단속 강화로 수령 스팸 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휴대전화·전자메일 이용자의 불법 스팸 수신량은 평균 11.60통, 스팸 신고·탐지 건수는 1억5952만건이다. 스팸 수신량과 신고·탐지 건수는 상반기보다 모두 약 29% 감소했다. 스팸문자·피싱 메시지에 따른 국민 피해를 우려한 정부가 지난해 11월 불법 스팸 근절을 위한 강력한 조치 등을 담은 '범정부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을 수립, 시행한 영향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불법 대출·성인물·도박 등 악성 링크(URL)가 담긴 메시지를 자동으로 걸러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적용 단말기를 확대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다. 이제 겨우 휴대전화·전자메일로 오는 스팸문자·피싱 메시지를 단속하는 수준인데, 더 센 놈이 대기 중이다.


카카오가 이달 15일부터 기업의 광고형 메시지 상품인 '브랜드 메시지'를 출시해 기업들이 대다수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으로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자유로워졌다. 그동안 카카오톡 이용자가 '채널추가'를 한 기업에만 광고 메시지를 받았지만, 이제는 '기업 마케팅 수신 약관'에 동의한 적 있다면 별도의 동의 절차 없이 카카오톡으로 광고 메시지를 받게 된다는 얘기다. 통신사업법상 통신사들은 불법 스팸 관리 의무가 있어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관련 규제가 없다는 점에서 원치 않는 광고 메시지의 범람은 불보듯 뻔하다.


카카오의 기업 광고 메시지 시장 진출이 말해주듯 마케팅에 사활을 건 기업들이 기술의 발전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린 규제의 틈을 가만 둘리 없다. 사고 예방보다 사후 처방에 중점을 둔 정부의 대응 태도에 스팸 메시지 범람으로 불편함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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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학은 고도의 도덕적, 정신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사업이 아니다.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이해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발전한 기술에 감시·감독을 소홀히 하면 인간이 어떤 불편함을 겪게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박선미 기획취재부장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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