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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폐교 방치로 마을 소멸...무기력증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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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폐교 방치로 마을 소멸...무기력증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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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폐교는 방치되는 게 당연한 존재로 인식됐다. 폐교와 연관된 많은 이야기들이 이를 증명한다. 외딴곳에 있는 폐교, 은밀한 공간이 되어버린 폐교에 출입하는 학생들과 이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담도 들어왔다. 방치 기간이 길어 백골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폐교 주변에서 도저히 살기 어렵고 설령 살더라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전히 폐교 주변에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그들은 온몸으로 마을의 소멸을 견뎌내는 중이다. "답답할 뿐이다." 지난 3월26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가구단지에서 만난 유모씨(60·남)는 웃음을 잃어버린 채 하소연만 10분 동안 늘어놓았다. 그는 '깨진 유리창', 즉 폐교가 된 마석초등학교 녹촌분교 주변에서 살고 있다. 깨진 유리창이란 비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마석초 녹촌분교 인근 건물의 유리창은 온전한 것이 하나도 없었고 내부는 텅 비어있었다. 그가 겪는 고통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다. 마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점점 소멸하는 동네에 손님이 북적일리 없다. 재개발 때문에 곧 나가야 할 형편이지만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유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도심, 시골 가리지 않고 폐교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깨진 유리창의 파편을 맞고 있다. 이들은 혹여 폐교와 함께 자신이 정착한 동네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9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 서울도 폐교 문제 앞에선 묘책이 없다. 주변 인구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다.


이러한 현상이 일상이 된 사람들은 불안함과 무기력함을 호소했다. 폐교를 결정한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폐교 부지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70·여)는 학생이 사라지면서 텅 비어버린 동네를 걱정하며 계속 성경책을 만졌다. 그는 "야간 자율학습 전 떡볶이를 먹으며 떠들던 학생들이 그립다"고 말했다. 유씨는 월세를 내지 못해 계속 까먹고 있는 보증금 걱정에 우울증 약까지 먹고 있다. 자신이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기댈 곳은 종교, 약물뿐이었다.


폐교의 근본 원인은 학생 수 감소다.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를 무슨 수로 막을수 있느냐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전국의 폐교 수는 4000 곳에 달한다.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임대하거나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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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희망을 찾아야 한다. 재활용에 성공한 폐교들은 공통점이 있다. 폐교 활용에 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 유연한 제도 활용, 지역 기여를 통한 선순환 등이다. 폐교는 단순히 한 개의 학교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지역의 소멸을 의미한다. 폐교가 결정되기 전 문화공간, 기숙사 같은 시설을 만드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올해부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다. 지역교육청이 보유한 폐교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도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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