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연공서열 임금체계 '양날의 검'…경기 악화시 고령자 퇴직 유도"

시계아이콘02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연공서열 임금 체계와 경직된 고용 보호가 우리나라 고령 노동 수요를 제약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고령 노동 수요가 낮은 배경으로 연공서열 임금 체계와 경직적인 고용 보호 제도 등을 꼽았다.

그는 "연공서열이 고령층 근로자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경기 상황이 악화하면 양날의 검과 같이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기업이 어려워지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시행하는데, 연공서열 혜택을 받는 사람을 우선 퇴직 유도 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닫기
뉴스듣기

건강하고 똑똑한 '젊은 고령층' 대두
일할 사람은 늘었는데 수요는 부족
"일하는 방식의 고령화 해결 필요"

임금 유연성과 고용 안정성 함께 추진
계속고용 필요…정년 연장 신중 논의
"청년 고용 살펴야 고령화 대응 성공"

연공서열 임금 체계와 경직된 고용 보호가 우리나라 고령 노동 수요를 제약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연공서열 혜택을 받는 고령자 퇴직 확률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를 해결하려면 중장년 근로자의 임금 유연성을 높이면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고, 일본식 계속고용(재고용)을 추진하되 정년 연장은 점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연공서열 임금체계 '양날의 검'…경기 악화시 고령자 퇴직 유도"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15일 세종시 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KDI-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서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김평화 기자
AD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5일 세종시 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KDI-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서 '새로운 고령 인구, 이에 대응하는 노동시장의 변화' 주제로 세션 발표를 했다. 이번 행사는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 빈곤과 고령층 노동 시장 현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정책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한 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과거와 달리 '젊은 고령층(Young Old)'이 대두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오래 살고, 학력 수준도 높은 특성을 보인다고 짚었다. 최근 고령층의 경제 활동이 임금 근로 위주이고 화이트칼라 비중 상승하는 등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는 설명도 했다. 특히 이 같은 변화가 여성 고령층에게서 더 두드러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 연구위원은 "기대수명 증가에 의해 인구 고령화가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하게 오래 사는 세대가 등장하는 것은 경제에서 숙련 인력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에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의 부정적 영향이 50~60세 이상 생산성 증가로 대부분 상쇄가 가능하다"는 언급도 했다.


다만 "젊은 고령층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려면 노동 시장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기 재직한 직장에서 정년 이전에 퇴직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고, 높은 근로 의지에도 노동 수요 부족이나 건강 악화 등으로 조기 퇴직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재취업 단계에서 약 40%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가거나 기존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했다.


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고령 노동 수요가 낮은 배경으로 연공서열 임금 체계와 경직적인 고용 보호 제도 등을 꼽았다. 그는 "연공서열이 고령층 근로자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경기 상황이 악화하면 양날의 검과 같이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기업이 어려워지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시행하는데, 연공서열 혜택을 받는 사람을 우선 퇴직 유도 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입사 역순으로 정리해고를 시행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라며 "국내에선 연공서열 임금 체계를 전제로 했을 때 장기 근속자를 우선 해고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고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살펴보니 국내 지역의 경기 상황이 악화했을 때 고연령자가 더 많이 퇴직하는 확률이 높았다"라고도 했다.


한 연구위원은 또 "고령 노동 수요가 낮은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정규직 노동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등적으로 고용 보호가 적용되고 있는데, 고용주 입장에서 봤을 때는 고령자를 활용하고 싶어도 이들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여러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연공서열 임금체계 '양날의 검'…경기 악화시 고령자 퇴직 유도"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5일 세종시 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KDI-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서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KDI 제공

법적 정년 역시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정년이 고용 보호 상한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 굉장히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 "인력난이 있는 중소기업이나 블루칼라 직군은 정년이 의미가 없고, 대기업이나 화이트칼라 직군에서 정년이 의미가 있는데 사실 이곳은 인력난보다는 일자리난이 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위원은 "2016년에 60세 이상 정년을 도입했는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정년을 의무화했을 때 수혜 대상 5명 중 3명이 실제 고용 연장이 되는 효과가 있었고, 이때 한 명 정도의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고도 했다. 그는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청년 일자리 감소 효과가 없었지만 1000인 이상 사업장으로 갈수록 수치가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이 같은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단기적인 정책 과제로 "중장년층 근로자의 임금 유연성을 높이면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임금 유연성을 통해 경영상 해고를 최소화하고, 임금 유연성을 수락하는 직군이나 근로자를 상대로 고용 안정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지다.


그는 또 "고령 비정규직을 사용할 경우 계약 종료 수당을 지급하는 식으로 시장 친화적인 고령 비정규직 보호를 할 수 있다"며 "계약 종료 수당은 계약을 연장했을 때 면제하는 방식으로 유도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정년 이후 고용 안정을 위해 일본식 계속고용(재고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했다.


한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인 과제는 인구 고령화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고령화 문제"라며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가는 투자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정년 연장은 노동 시장 이중구조 개혁과 연계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AD

청년 일자리 충돌 우려와 관련해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청년 고용이 불리한 환경이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가야만 인구 고령화 대응 과정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